김태원이 이끄는 부활이 원년 멤버였던 이승철을 받아들여 8월31일과 9월1일 오후 7시30분 워커힐 호텔 제이드 가든에서 재결합 콘서트를 연다. 통산 8집이 될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이기도 하다.새 음반은 이승철이 최근 설립한 루이엔터네인먼트에서 처음 펴내는 음반이기도 하다. 이승철은 1994년 조인트 콘서트 형식으로 잠깐 부활과 한 무대에 선 적이 있지만 함께 음반을 내는 것은 부활을 떠난 지 15년만의 일이다. 앞으로 부활과 솔로 활동을 병행한다.
부활은 80년대 중반 한국 가요계에 한줄기 소나기와 같은 존재였다.
86년 이승철(보컬)과 김태원(기타)이 주축이 된 5인조 부활은 데뷔곡 ‘희야’로 한 순간에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솔로 발라드 일색이던 당시 가요계에서 기타와 드럼이 받쳐주는 록 밴드의 발라드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지금도 이승철이 노래 첫 마디인 ‘희야’를 시작하면 일제히 터져 나오던 소녀들의 비명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음반은 당시로서는 기록적으로 35만장이 팔렸고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동반 히트했다. 라이브 무대는 관객으로 만원을 이루었다. 87년 ‘회상’ 1,2,3이 실린 두번째 음반 ‘리멤버’가 빅 히트하며 승승장구하던 부활은 이듬해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이승철이 탈퇴했고 지금까지 김태원이 거듭되는 멤버 교체 속에서도 묵묵히 이름을 지켜왔다. 현재 라인 업은 서재혁(베이스) 엄수한(키보드) 채제민(드럼). 이승철의 탈퇴 이유는 표면적으로 군대였지만 속으로는 김태원과의 감정 악화 때문이었다.
15년 만에 두 사람을 다시 묶은 건 역시 음악이다. 비틀스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처럼 성격도 다르고 음악적 성향도 차이가 있지만 하나의 팀으로 함께 했을 때에만 가능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승철은 부활과의 재결합에 대해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각자 활동하며 느슨해진 데 대한 음악적 돌파구를 찾는 것도 된다”고 말한다.
헤어진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재결합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바람도 한몫 했다. LP로 만들어져 절판된 1,2집을 원곡 그대로 CD로 낼 계획도 있다. 5월부터 음반작업을 위해 모인 이승철과 김태원에게서는 감정의 앙금은 느낄 수 없다. 이승철도 “철이 든 거죠”라고 한다.
공연은 2시간 반 동안 열린다. '희야', '회상',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부활 초기 히트곡은 물론, ‘소녀시대', '방황' 등 이승철의 솔로 히트곡, 부활의 건재를 알렸던 93년작 ‘사랑할수록' 등 20여 곡으로 꾸며질 예정. 모두 새로운 부활의 스타일로 다시 불린다. 연주곡 ‘질스 테마’도 다시 들을 수 있다.
통일의 염원을 노래한 ‘새벽’과 ‘네버 엔딩 스토리’등 전곡을 김태원이 만든 새 음반의 노래도 처음 공개된다. 새 음반은 오케스트라가 들어간 묵직한 록 발라드가 주를 이루고 ‘새벽’의 뮤직 비디오에는 김갑수가 비전향 장기수로 출연한다.
9월7일 부산 KBS홀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공연에 들어간다. 라이브의 황제로 꼽히는 이승철의 보컬과 당대 최고로 평가 받는 김태원의 기타가 아직도 부활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모처럼 마음을 움직일 듯 하다. “10대와 방송 위주의 가요 시스템이 문제되고 있는 요즘, 나이 든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중견 그룹다운 각오다.
공연문의 (02)336-1036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