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지리산에서 전파발신기만 남긴 채 실종된 암컷 반달곰 ‘반순이’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다.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6일 전남 구례군 문수리 지리산 해발 800㎙ 지점 바위 틈에서 반순이의 사체로 추정되는 뼈와 털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전파발신기가 있던 곳보다 100㎙정도 높은 지점이며 낙엽에 덮인 채 부패가 심한 상태였다.
공단 관계자는 “두개골 크기와 이 지역에서 다른 야생곰의 활동 흔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순이 사체로 판단된다”며 “먹이 부족이나 혹한 등으로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파발신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수사 결과 발신기 고리부분이 예리하게 잘려나간 점 등으로 미뤄 밀렵을 당했거나 최소한 죽은 뒤에라도 사람이 해쳤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부패 정도가 워낙 심해 쓸개 등 훼손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게 공단측의 설명이다. 공단측은 이번에 발견된 사체가 반순이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DNA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이 추정한 사망시점은 지난해 11월 이전인 것으로 나타나, 환경부 등 당국이 7개월이 지나도록 죽음을 방치하는 등 관리 소홀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워낙 어려서부터 움직임이 둔했으며 일찍 동면에 들어간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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