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스캔들’의 파문이 국내로도 번졌다. 18일 경찰청의 에쓰오일에 대한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 수사 발표는 국내 굴지 기업의 회장, 사장 등 핵심 경영진 다수가 부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에서 충격과 함께 국내 증시등에 큰 파장이 우려된다.경찰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기존의 주가조작 사건과 달리 기업이 대규모, 조직적으로 주가조작을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가조작의 경우 회사자금(3,390억원)으로 자사 유통물량 약 85%를 흡수, 유동주식수를 줄인 뒤 주가를 띄우는 전형적인 수법이 동원됐다.
1999년말 1만5,500원대 주가는 고가ㆍ허수주문 등을 통한 ‘작전’으로 5만6,000원대(액면분할 전 기준)까지 치솟았고, 이를 통해 약 80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를 위해 개설한 임직원 등 명의의 차명계좌만 38개 증권사에서 2,300여개에 이르고, 작전성 거래 회수는 2만3,571회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식회계도 뒤따랐다.
지난 해 말 재고자산 평가기준인 12월 판매가액 산정시 단가를 유종별로 조작, 77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이익을 268억원 흑자로 부풀렸고, 주주들에게 75%(액면기준) 고율 배당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에쓰오일이 이 자금 가운데 일부를 지난 해 말 자금세탁법 발효 직전 차명인 명의로 은닉, 비자금으로 활용해왔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그러나 에쓰오일측은 주가조작,회계부정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증권거래법 위반사건과 관련한 에스오일의 입장'을 발표, "결제위기때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종업원과 회사의 우호적인 관계자가 회사주식을 취득해 보유한 것을 회사 안팍에서 불만 세력이 마치 회사가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 정치자금을 조성한것처럼 음해성 투서를 넣었다'고 주장했다.
에쓰오일은 쌍용정유의 후신으로 쌍용그룹이 1997년말 구조조정차원에서 보유지분 28.4%를 자사주 형태로 매각하면서다국적 석유회사인 아람코사가 최대주주(35%)가 됐다. 에쓰오일은 당시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과정을 경찰이 주가조작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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