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연일 마늘 문제를 두고 정부를 겨냥한 강경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탈(脫) DJ에 이어 정책면에서도 사안별로 DJ와 차별화하겠다는 신호가 아니냐”고 해석했다.민주당은 전날 중국과의 비밀 협상을 은폐한 경위를 추궁하고 관련자 인책을 주장한 데 이어 이날도 한덕수(韓悳洙) 청와대 경제수석을 마늘 협상의 책임자로 지목, 상응하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수석이 중국과의 비밀 합의 당시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협상을 주관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여당인 민주당이 이처럼 정책 문제로 청와대 수석의 인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더욱이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직접 이런 강경 기류를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농민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거당적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를 두고 당 관계자들은 “8ㆍ8 재보선을 앞두고 득표 전략상 정부와 어느 정도 대립각을 세우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무안이 국내 최대 마늘 산지라는 점에서도 정부의 비밀 합의와 은폐에 분개할 만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대표는 최근 장상(張裳) 총리서리가 민주당을 찾았을 때 “우리도 정책면에서는 야당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 앞으로 국회 상임위 등에서 민주당의 태도가 주목된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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