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기가 한결 편해졌다. 예전보다 절반은 덜 힘들다.”(하석주)“모두 수비가 안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좋아진 것은 오히려 공격이다. 전진패스가 원활히 이뤄져 공격루트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최순호 감독)
포항 스틸러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선수와 감독 모두 최근 향상된 팀 전력과 달라진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홍명보(33)의 가세에 따른 변화, 이른바 홍명보효과 때문이다.
프로축구 정규리그 개막 직후 1무1패로 불안한 출발을 했던 포항은 홍명보의 국내 복귀전 이후 2연승을 거두며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7일 수원과의 홈경기서 중앙수비수로 나선 홍명보는 국내 최강의 공격라인으로 평가받는 고종수-데니스-산드로의 삼각편대를 상대로 한 골도 허용치 않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펼치며 한일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자의 진가를 재확인했다.
홍명보의 파급효과는 향상된 수비력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를 읽는 시야와 공격 가담능력이 탁월하고 90분 내내 원활한 의사소통까지 도맡는 등 사실상 그라운드의 감독으로 활약한다.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잠재력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홍명보효과의 본질이다.
최순호 감독은 “그가 합류한 뒤 하석주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의 기술과 전술 소화력이 한단계 향상됐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또 “무릎 연골을 다친 중앙수비수 김상훈이 다음달 복귀할 경우 홍명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방안이 가능해진다”며 공격축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차례 홈경기서 5만3,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등 연이은 만원 사태도 홍명보의 복귀가 몰고 온 현상이다.
“아직 국내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홍명보는 “개인적인 목표가 전혀 없는 만큼 10년만에 소속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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