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8일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립적 국회 운영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국회의 정치적 위상 복원과 전문성 강화를 역설했다.박 의장은 장상(張裳) 총리 서리의 헌법적 지위 문제나 개헌론 등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으나 한나라당과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으며 “오랜 정당생활을 해온 구연을 끊는 것이 어렵다”고 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_얼마 전까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한나라당과 거리를 둘 수 있을 지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솔직히 지금도 한나라당적 시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구연을 끊기 어렵지만 의지에 달린 문제인 만큼 행동을 통해 중립성을 입증하겠다. 한나라당에 복귀해도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그런 고민을 떨쳐버리는 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_중립성 실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의장 퇴임 후 정계를 떠나는 것이 하나의 관례나 전통으로 정착된다면 제도와 다름 없다는 생각이다. 누군가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관행화 시켜 나가야 할 문제이며 그런 점에 유의하고 있다. 다른 제도적 보완은 아직 생각 못했다.”
_국회의장 선거를 철저한 당론투표로 보는 것이 국민의 시각인데.
“각 정당의 영향력 때문에 자유투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와는 금석지감이 있을 만큼 달라진 것으로 발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자부한다.”
_법안 통과를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팽팽히 맞선다면.
“예전에는 해결책을 찾지 못해 결국 물리적 방법을 동원했지만 이제 ‘날치기’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 여론에 따라 처리하겠다.”
_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적이 의 관계에서 독립성 유지는.
“16일 청와대 만찬에서 대통령에게 국민 전부가 동의하는 방안이 아니었기에 통일 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토론 절차를 거쳐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식으로 끌고 나가면 입법부의 독립성이 점차 확보될 것으로 본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나 3부 수장의 국정 논의 등을 요청했는데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_국회를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당간 대화를 주선하고 정치적 중재ㆍ조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이것이 국회를 정치의 본령으로 만드는 길이다.
개헌이나 입법을 통해 국정조사 등에 감사원 기능을 활용하고, 개방형 임용제도를 통해 전문성 있는 입법보좌인력을 끌어들이는 등 입법 기능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_장상(張裳)총리 서리에 대한 자격 논란이 계속되는데.
“헌법정신에 의하면 서리는 있어서는 안 되며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임명동의 전 서리라는 이름으로 업무 수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사법부로 가져가는 법률적 조치는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입법부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따질 수 있다고 본다.”
_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의 퇴임 전 제청권 행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이상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떠나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을 쓰면 좋겠느냐고 묻는 취지라면 위헌소지는 있다. 그러나 헌법소원을 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_최근 개헌 논의에 대한 의견은.
“대선을 얼마 두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구조에 관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대단히 위험하고 큰 혼란 있을 수 있다.”
_서청원(徐淸源) 대표와 함께 민주계가 등장했다는 평이 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관계 개선에 애써 온 것으로 아는데 성과가 있는지.
“관계 개선에 노력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고 정당을 만들거나 선거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정치권 일에 대해 소상히 말씀 드리지 않겠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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