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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씁쓸한 LA 과외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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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씁쓸한 LA 과외열풍

입력
200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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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7일 한인들 사이에서 과외가 크게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교육면의 ‘여름방학을 이용해 가을 학기로 도약하기’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수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월 300~700달러씩 들여가며 서머 캠프에 보내고 있다”며 “한인 사회에서는 이제 학원과외가 일반적 현상이며 이 때문에 LA 인근에만 무려 100여 개의 학원이 성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학원을 아예 영어로 ‘Hagwon’이라고 표기하고 “학원 가운데는 미국의 대학수학능력 적성시험인 SAT 학원은 물론 골프 등 스포츠 학원까지도 등장했다”고 한인 사회의 과외 열풍을 전했다.

비단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지역뿐 아니라 뉴욕, 워싱턴, 보스턴 등지에도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10만여 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워싱턴 지역에도 30여 개의 학원이 성업 중이다.

교민들은 이를 빗대 한인들이 사는 곳에는 “교회와 학원이 함께 들어선다”고 말할 정도다.

미 주류사회에서 아시아계, 특히 한인 사회의 극성스런 교육열이 관심의 대상이 된 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올해에도 미 대통령 장학생에 한인 학생이 3명이나 선정돼 한국 학생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미국에 살다 보면 엄청난 사교육비와 대입 과열 경쟁 등 한국의 교육 제도를 탓하며 교육이민을 오는 가족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바로 그 부모가 그리고 그 학생들이 미국에 와서도 과외에 집착하는 현상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짐을 풀자마자 과외 선생과 학원을 수소문하기에 바쁘다.

미국 내 한인 학생들의 과외 열기는 ‘정규 코스’보다는 ‘속전속결식 편법’에 익숙해져 가는 우리 국민의 풍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을 들게 한다.

윤승용 워싱턴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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