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국회 통과구간(여의도역-당산역 2.087㎞)의 노선 결정이 국회-서울시의 ‘안전성 시비’로 3개월째 지연되고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국회측에 공사진행을 위한 최후통첩을 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시는 18일 “국회측의 안전문제 제기로 지연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 국회 통과구간의 노선 결정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국회 사무처에 이 달 말까지 안전진단 업체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 독자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의사당 밑으로 통과하는 당초 안대로 지하철을 건설하더라도 의사당 건물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온 서울시가 더 이상 국회에 끌려 다니지 않고 노선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안전을 이유로 노선을 바꿔야 한다”며 버티고 있는 국회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국회측이 이 달 말까지 업체 추천을 하지 않을 경우 대한토목학회에 독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자는 “늦어도 10월까지 안전진단 용역을 끝낸 뒤 평가결과를 시 도시계획심의위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혀 당초 8월초 착공 예정이던 9호선 여의도 구간은 일러야 12월이 돼야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서울시의 입장에 대해 국회측은 “장기간의 의장공석 및 원 구성 지연, 직원 인사 등 내부사정으로 안전진단 업체 물색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회 정문에 역사(驛舍)를 짓고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 사이를 지나는 노선을 계획했던 서울시는 국회측이 반대하자 의원회관 바깥쪽과 KBS앞 20m 도로를 통과하는 새로운 노선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국회 눈치를 너무 본다”는 등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지난 5월22일 변경 노선을 포함한 ‘지하철 9호선 여의도 구간 도시계획 결정’에 대한 안건 심의를 전격 유보하고 안전진단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당초 안을 채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포공항-여의도-반포-방이동을 잇는 지하철 9호선(38㎞)의 1단계 공사 구간(김포공항-반포 25.5㎞)은 4월3일 이미 착공했다. 2007년 완공될 예정이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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