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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 프로 첫 흑자구단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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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 프로 첫 흑자구단 나오나

입력
200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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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열기 계속된다면 가능…여성·어린이 팬 확보가 관건월드컵이 만든 축구열기가 지속된다면 국내프로 최초의 흑자구단이 나올 것 같다. 지금처럼 매일 2~3만 명이 홈경기를 관전한다면 총관중 60만명을 동원하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 관중 한명 당 평균입장료를 5,000원씩 잡는다면 입장수입만 30억원이 된다.

이 금액이라면 구단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0여명 규모의 선수연봉 및 합숙훈련비를 충당할 수 있다. 여기에 관중수에 비례해 늘어날 광고수입, 스폰서십 수입, 상품판매수입, 중계수입 등을 추가하면 나머지 비용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

흑자구단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경기장 활용을 위해 팀을 늘리는 일, 선수 처우개선, 유소년 육성을 위한 재원확보 등 묵은 숙제도 해결될 것이니 프로축구연맹과 구단은 천재일우의 이 기회를 살리는데 사활을 걸만하다.

팬을 끌어들이는 요인에는 개성 강한 팀 컬러나 스타, 그들이 펼치는 고급기술과 함께 경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등이 있다. 이번 월드컵은 이런 모든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또 대회성격이 국가대항전이라 응원할 팀이 분명했던 데다 한국대표팀의 선전이 있었고 격렬한 몸싸움까지 생생하게 전달한 TV카메라기술을 포함한 언론의 집중보도 등이 전국민을 축구팬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요소를 K리그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발상의 전환만 뒤따르면 월드컵 축소판 만드는 일이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히려 전국민이 지금처럼 축구 잠재고객이 되는 일이 두번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 월드컵은 축구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했지만 팬들의 수준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급식당에서 일류요리를 맛본 사람처럼 까다로워진 축구팬들의 눈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반짝 장세로 끝날 위험은 항시 있다.

K리그는 이의 실현을 위한 현명한 방안을 찾는 노력과 함께 손쉬운 두 가지 사업을 우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났던 특이한 현상인 여성과 어린이의 열렬한 지지를 경기장으로 흡수하는 사업이다.

모든 프로구단이 어린이와 여성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들이 혼자 경기장을 찾지 않고 부모와 남자친구를 동반하는 1석2, 3조의 효과 때문이다.

둘째는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남발하는 공짜표나 할인표를 줄이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흑자구단의 출현에 소요되는 기간을 줄이거나 두 세배로 늘릴 수도 있는 가장 기초적인 사업으로 품질개선과 병행해야 할 필수사업이기도 하다.

/정희윤ㆍ㈜케이보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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