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1년 잠' 깬 中마왕퇴 한국 온다/유물전 31일 개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1년 잠' 깬 中마왕퇴 한국 온다/유물전 31일 개막

입력
2002.07.18 00:00
0 0

1972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이른바 마왕퇴(馬王堆) 구릉에서 방공호를 파던 중국군 병사들이 엄청난 무덤을 발견했다.서한(西漢ㆍBC202~AD22)의 대후(大候) 이창과 부인 신추, 아들의 무덤으로, 2,100년 세월을 그대로 건너뛴 듯 완벽하게 보존된 50대 여인의 시신과 유물 3,000여 점이 발굴돼 세계 고고학계를 경악케 했다.

이후 이 무덤을 연구한 논문만 1,000여 편이 발표됐고, 지난해 국내에도 무덤 발굴을 둘러싼 문화혁명 세력과 고고학자들의 다툼을 그린 ‘마왕퇴의 귀부인’이 번역돼 화제가 됐다. 그 유명한 마왕퇴 유물이 한국을 찾는다.

한ㆍ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마왕퇴 유물전’이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개막한다.

170여 점의 유물이 선보이는데, 마왕퇴 유물의 해외 전시 사상 최대 규모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마왕퇴의 귀부인’이란 별칭이 붙은 신추의 미라. 피부를 누르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바로 원 상태로 돌아오고 지문과 모공까지 보일 정도여서 2,100년 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조사 결과 이 여인은 선천적 담낭 기형에 결핵을 앓았으며 참외를 먹다 심장발작으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당국이 미라의 반출을 금지하고 있어 복제품이 전시되지만 원형에 가깝게 복제돼 신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신추의 관 위에 덮여있던 백화(帛畵ㆍ비단에 그린 그림)는 중국 백화 예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약 2m 길이의 비단에 천상과 지상, 지하의 세계가 환상적 색채로 표현돼있다.

아들 무덤에서 발견된 백서(帛書ㆍ비단으로 만든 책)도 선보인다. 발굴 당시 ‘노자’ ‘춘추’ ‘전국책’ 등 희귀본과 ‘상마경’ ‘내공’ 등 유실됐던 책들이 발견돼 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마왕퇴에서는 수백 점의 목우(木偶ㆍ나무인형)도 발견됐다. 토우(土偶)나 도우(陶偶)가 출토된 예는 많지만 쉽게 썩는 목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목우들은 갖가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있어 당시 복식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이밖에 기록으로만 전하던 우 금(琴) 슬(瑟) 등 악기류와 화려한 한대 귀족문화를 엿볼 수 있는 칠기류, 얇고 가벼워 천사의 날개에 비유되는 소사단의(素紗單衣) 등 복식류도 거의 손상되지 않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9월29일까지 전시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