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중진들이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관계에서 세 갈래로 분화하고있다. 친노(親盧), 반노(反盧), 중도로 나뉘고 있다. 1997년 신한국당 경선 이후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경쟁자들이 삼분됐던 것과 유사하다.4ㆍ27 경선이 끝난 직후에는 이인제(李仁濟) 전고문 혼자만 반노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중권(金重權) 전대표가 8ㆍ8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15일 서울 금천구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반노 대열에 합류했다. 김 전대표의 측근은 "8ㆍ8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김 전대표는 패배주의에 빠진 노 후보의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당권을 쥐고 노 후보를 지원하면서 친노세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한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을 중도 포기한 뒤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간접 지원했으며 대표 당선 뒤에도 노 후보와 함께 범주류인 '노_한연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은 정치 상황을 관망하는 중도세력이다. 노 후보를 비판하지도 않지만 노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서는 일도 없다. 정 고문은 공식 회의에만 가끔 모습을 드러낼 뿐 계파 성격이 있는 모임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요즘에는 친노 입장이지만 기본적으로 중도 성향이다. 김 고문은 경선 직후 노 후보와 등거리를 유지해왔으나 8ㆍ8 재보선 특대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친노 입장에 서게 됐다. 하지만 김 고문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노 후보와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과거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전후에 이회창 후보와 대결을 벌이던 이른바 용(龍)들 가운데 이인제 전고문, 박찬종(朴燦鍾) 전의원, 이수성(李壽成) 전총리 등 반창(反昌)세력은 결국 대선 전에 탈당했고, 중도 입장인 이한동(李漢東) 전총리,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은 대선 때 당에 잔류했다. 또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 최병렬(崔秉烈) 의원 등은 이 후보를 적극 도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