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18일 권력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집중 질타하는 등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다. 백화점식 나열을 지양하고 가능한 한 주제를 압축, 대 국민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서 대표가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권력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 민주당 측이 소위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5대 의혹’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고 있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부패정권 파상공세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 정부 들어 발생한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을 하나하나 적시해 국민들에게 부패 이미지를 각성시킨다는 복안이다. 정치 보복의 악순환 방지를 내세워 특검제외 국정조사 도입에 대한 민주당 측의 ‘결자해지’ 식 결단을 요구한다.
서 대표는 이와 함께 햇볕정책에 따른 국가 안보 문제를 부각시킬 계획. 서 대표는 이를 위해 당초 행자위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할 예정이던 경찰의 금강산 관광 문제를 17일 당직자회의에서 발표토록 하는 등 사전 포석을 했다.
이밖에 교육, 주택 등 각종 정책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월드컵대회 이후 ‘업그레이드 코리아’를 위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등 수권정당으로서의 비전도 제시한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겸허한 반성과 새출발 다짐 ▦현정부 공과(功過) 평가 및 떳떳한 계승 등을 연설 기조로 삼고 “민주당의 꿈은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18일 오후 한나라당 연설을 본 뒤 최종 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우선 한반도 평화 정착, 경제 회복, 서민 복지 정책 등 현정부의 실적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공적 자금 등에 대한 한나라당의 정책 공세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두 아들 관련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진솔하게 사과하고 자책한 뒤 인사청문회 확대와 특검제 상설화 검토 등 제도적 부패 방지책의 마련을 약속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또 한나라당의 권력 비리 공세에 맞서 이회창(李會昌) 후보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맞불작전에 나설 생각이다. 동시에 지방선거 완승으로 “한나라당이 오만해 졌다”고 주장, 8ㆍ8 재보선에서 민주당에게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월드컵 후속 대책을 중요하게 취급, 정치 분야에서도 국민 통합, 연고주의 척결, 제왕적 권력 문화 탈피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헌이나 정계 개편 등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