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방송ㆍ연예계비리 수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자, 여러 문화운동 단체들이 엄정한 수사를 지지하며 활발하게 문화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비리구조가 대중문화 개혁을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른바 ‘PR비’ 관행은 대중문화에 대한 지상파 TV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높은 데서 출발한 것이다. 또한 TV는 청소년에 영합하는 현란한 대중문화로 무분별한 시청률 경쟁을 벌임으로써 영향력과 비리구조를 강화시켜 왔다.그런 이유에서 문화운동 단체들은 지상파 TV의 가요순위 프로그램 폐지를 우선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 프로가 가요계와 방송계의 비리를 낳는 핵심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인기가수의 경쟁무대이자 신인가수가 얼굴을 알리는 이 프로에 로비가 집중된다. 이 프로에 나타난 인기도가 가수의 앨범 판매를 좌우하게 된다. 유명 가수 틈새를 파고들려다 보니 신인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데서 비리가 싹튼다. 로비의 결과 주말 오락프로에서는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연예인을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현재 댄스음악 외의 장르는 TV에서 거의 자리를 잃었다. 시청률 경쟁 때문인데 그 바람에 어린이와 장년층은 자기 세대에 맞는 가요문화를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이런 TV의 문화적 편식현상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것이 비리와 관련돼 있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또 우리의 문화적 장래가 걱정되는 것은 댄스음악의 생명이 길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 개월 후면 잊혀지는 댄스음악의 범람 속에 향후 대중음악의 공동화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수사를 계기로 방송 연예프로의 개혁이 이루어져 다양한 문화가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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