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곳에서 치러지는 8ㆍ8 재보선은 규모도 규모지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양당이 얼마 전 치른 지방선거와는 전혀 다른 각오로 재보선을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한나라당은 지방선거 때 얻은 지지를 계속 지켜야 하는 반면 민주당은 어떤 형태든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
이번 재보선에선 전체 성적표 이상으로 수도권 결과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도 이런 흐름에서다. 양당 모두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는 물론 영등포을, 경기 광명 등 수도권에서 승리하기위해 당력을 모을 것은 당연하다.
종로와 영등포을은 양당이 내세운 후보의 면면부터 확연한 차이가 난다. 한나라당은 종로와 영등포을에 박진(朴振) 국제변호사와 권영세(權寧世) 변호사 등 정치 신인들을 각각 공천했다.
이들은 공천과정에서 재야출신인 박계동(朴啓東)ㆍ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 등을 제쳤다. 지명도에서 다소 떨어지더라도 참신함을 부각할 수 있는 40대 전문가들을 재보선의 대표 선거구에 배치, 승부를 걸겠다는 한나라당의 의도가 엿보인다.
민주당은 정반대로 종로에 유인태(柳寅泰) 전 의원, 영등포을에 장기표(張琪杓) 푸른정치연대 전 대표 등 50대의 재야 출신들을 각각 공천했다. 7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들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를 한 묶음으로 현 정부의 잇단 실정으로 빛 바랜 개혁이미지를 복원, 지지를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양당 후보의 컬러가 다른 만큼 중앙당 차원의 선거전략과 별도로 후보간의 치열한 논리싸움이 예상된다.
경기 광명은 성(性) 대결까지 더한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ㆍ민주당 남궁진(南宮鎭) 후보간 인물경쟁이 두드러진다. 전 후보는 광명에서 첫 여성시장을 지냈고 남궁 후보는 15대 때 이 지역에서 당선됐었다.
출마를 위해 전 후보는 전국구 의원직을, 남궁 후보는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내놓는 배수진을 친 것까지 흡사하다. 한나라당은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에다 시장시절 쌓은 전 후보의 이미지까지 보태 우위를 주장한다.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이 압승한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된 탄탄한 기반에다 청와대 정무수석, 장관까지 거친 남궁 후보의 인물론을 강조하며 승리를 기대한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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