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 감독의 100억원짜리 초대형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예정된 개봉을 한달 반가량 늦추면서 여름시장을 노리던 한국영화들이 개봉일을 급히 변경하는 등 배급에 혼란을 겪고 있다.‘성냥팔이…’는 당초 8월2일 개봉하기로 하고 예고편까지 내보내고 있으나, 감독이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 일정이 늦어졌다”며 불가를 선언했기 때문.
할 수 없이 개봉을 9월13일로 늦추는 바람에 그 때 개봉하려던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같은 배급사란 이유로 부랴부랴 8월15일에 개봉해야 하는 벼락을 맞았다.
8월15일 개봉 예정인 다른 영화들도 변경을 고려중이다.
후반작업 일정이 빠듯한 ‘연애소설’(배급 코리아픽쳐스)은 아예 1, 2주 후 개봉을 고려중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 ‘사이몬’등 중소배급사의 작품성 있는 외화들 역시 개봉에 일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다급해진 것은 ‘오아시스’ 측. 한국영화의 경우 개봉전 1개월~1개월 반 전부터 지하철과 잡지 등에 본격 광고를 시작해도 되기 때문에 느긋하게 스케줄을 잡고 있었던 것.
반면 ‘성냥팔이…’은 이미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한 터라, 8월에 다시 마케팅을 해야 하는 배급사로서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 때도 2000년 1월 1일 개봉했으나 일주일 뒤에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치고 나오는 바람에 몇몇 극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이창동 감독으로서는 장선우 감독과 두번째 ‘개봉 악연’.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당초보다 2배 이상의 제작비를 잡아먹는 등 온갖 구설이 오른 ‘성냥팔이…’가 결국 개봉에까지 말썽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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