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연장구간(일산~퇴계원) 건설에 대한 불교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법원이 16일 이들이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북한산 관통터널 공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연장구간 공사 전반의 공기 지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서울지법 북부지원 민사4부(김병운ㆍ金秉云 부장판사)는 이날 북한산 일대 사찰 주지 19명이 한국도로공사 등을 상대로 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4공구 의정부 교현리~호원동 구간(7.48㎞)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회룡사와 홍법사 인근 터널구간(200㎙)과 교량구간(40㎙) 공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터널 공사가 지하 170~200㎙에서 이뤄지더라도 회룡사의 토지소유권은 지하무한대까지 미칠 뿐 아니라, 전통사찰로서 수행도량의 기능이 상당 부분 상실될 우려도 인정돼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의정부 호원동 홍법사 구간에 대해 “교량 건설 예정 부분이 사찰의 일부 토지를 침해하고 있다”며 공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
특히 공사 중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곳은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이 집중 반발하는 북한산 사패봉 터널의 입구와 상층부여서 관통터널은 최소한 재설계나 대안노선 선택 등으로 바꿔 공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는 이에 대해 “이번 결정을 계기로 차기 정권에서 노선을 확정하도록 공사를 보류해야 한다”며 “졸속 환경영향 평가로 인한 공사 강행은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로공사는 “회룡사와 홍법사 이외 구간에 대해서는 사찰측이 공사중지를 요구할 수 없게 된 만큼 중단된 나머지 구간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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