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주류를 비롯한 ‘반(反) 이회창 비(非)노무현’ 세력 내부에서 ‘제3의 대안 후보론’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지방선거 참패 직후 ‘8ㆍ8 재보선 후의 재경선 검토’ 카드를 제시한 뒤로 대안론이 힘을 얻고 있다.월드컵 때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더니 개각 직후에는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가 조명을 받는 등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 의원은 월드컵 이후 지지도에서 노 후보와 시소게임을 벌이면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정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에 출연, “여론조사 결과가 오르 내린다고 다시 (경선) 한다고 하고,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국민 경선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해 민주당의 재경선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 전총리는 15일 총리 퇴임 후 첫 정치 일정으로 김영삼(金泳三) 최규하(崔圭夏) 전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와 회동을 가졌다. JP와 이 전총리는 이날 만찬 회동에서 지난 해 DJP 공조 파기 이후 쌓인 앙금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고건(高建) 전 서울시장도 수도권 및 호남권의 일부 의원 사이에서 거명된다. 이들은 “부패 문제가 부각된 정국에서는 클린 이미지의 고 전 시장이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요즘은 약간 잠잠해졌지만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이름도 꾸준히 거론된다. 박 대표는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전고문과 두 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김종필(金鍾泌) 자민련총재까지 포함한 ‘IJP 3자 연대’가능성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또 개헌론이 제기된 뒤 “이원집정부제에는 통일ㆍ 외교 분야에 정통한 이홍구(李洪九) 전총리가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몇 가지 특장을 갖고 있음에도 경우에 따라 검증 부재, 지지도 한계, 지역
기반 취약 등 한 두 가지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의 민주당 체제에서 재경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대안후보는 신당 등 새로운 정치세력의 창출을 통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당이 추진될 경우 10여명의 의원에게 직ㆍ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JP와 민주당 이인제 전고문 등의 움직임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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