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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농가 연 1,700억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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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농가 연 1,700억 '타격'

입력
2002.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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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중국산 냉동ㆍ초산 마늘이 저율의 관세로 무제한 수입될 수 있어 국내 마늘농가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시한이 올 연말이어서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것이다.2000년 7월 한ㆍ중 마늘분쟁 때 중국의 강력한 보복조치에 밀려 사실상 백기를 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속문서 합의 여부와 상관 없이 세이프가드 연장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마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권한을 상황논리에 밀려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같은 사실을 최근까지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렵다.

농림부는 이미 부속서 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데도 농협이나 농민단체에게조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합의내용은 공식적으로 외교통상부가 발표할 사안이어서 공개할 수 없었다는 게 농림부의 변명이지만, 주무부처로서 농민들에게 좀 더 일찍 알려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결국 내년에 대책 없이 빗장이 열리게 됨으로써 50만 가구에 이르는 국내 마늘농가는 값싼 중국 마늘과 또 다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산 마늘(깐마늘 기준) 판매가격은 ㎏당 2,900~3,000원으로 2,500원 수준인 중국산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린다.

냉동ㆍ초산마늘의 도매가격도 ㎏당 중국산은 1,200원, 국산은 1,500원 수준이다. 농협 정태호 부부장은 “중국산 마늘이 무제한으로 들어오면 국내 마늘농가의 전체 연간 소득이 1,700억~1,8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세이프가드로 중국산 수입이 제한된 지난 3년간 마늘산업 경쟁력 제고대책의 효과로 국산 마늘 도매가격이 오르고 생산비가 낮아지는 등 성당한 성과를 보았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내년부터 세이프가드가 사라지면 이러한 효과가 지속될 지 의문이다.

농림부는 현재 시행 중인 최저가수매제 등 가격안정 및 경쟁력제고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개방에 따른 추가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서규용 농림부 차관보는 “정부가 2000년 협상타결 이후 농안기금에서 중국산 수입마늘을 매입해 해외에 되팔아 왔으나, 이 자금을 국산 마늘 수매로 돌리면 가격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국내 보조금에 해당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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