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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의 야구불문율] "톱타자는 도루, 지명타자는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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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의 야구불문율] "톱타자는 도루, 지명타자는 홈런"

입력
200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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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드니올림픽야구대표팀을 선발할 때의 일이다. 당시 국내의 야구인기가 시들한데다가 아마세계최강 쿠바, 프로선수가 주축인 일본, 야구종주국이자 마이너리거들로 구성된 미국 등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돼 국내 프로야구도 비상이 걸렸다. 올스타팀을 구성해야만 메달획득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대세였다.대표팀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 의문이 하나 생겼다. 투수진은 프로야구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로 짜여졌다. 각 팀의 에이스와 으뜸가는 마무리투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개인적으로 김응용 대표팀감독에게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선발, 중간, 마무리는 물론 패전투수도 필요하다”고 넌지시 말했다. 그래서 대표선수로 발탁된 선수가 정대현(SK)이다. 경희대에 다니던 잠수함투수 정대현은 유일한 아마출신선수였다. 중간계투가 그에게 맡겨진 임무였다. 무명의 정대현이 기대이상으로 잘해 한국은 일본을 꺾고 극적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2년전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때문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4강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의 지도론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히딩크 따라잡기’ 가 한창이다. 참 근사한 이야기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적재적소에 선수기용’이라는 용병술이었다. 멀티플레이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히딩크리더십의 컨셉은 포지션별로 가장 적합한 선수를 골라낸 ‘전문화’였다고 본다.

야구불문율에 이런 말이 있다. “톱타자는 도루 능력이 있어야 하고 지명타자는 홈런을 때려낼 줄 알아야 한다.”누구나 아는 평범한 얘기이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수십년간 야구만 한 노련한 감독들도 항상 적재적소라는 화두를 놓고 고민한다. 그래도 좀처럼 풀수 없는 숙제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팀의 구성원이 한마음이 되어 플레이 하는 것이 성공을 결정한다.세계의 스타선수들을 모으는 것이 가능할지 몰라도 같이 해보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일고의 가치도 없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70년전에 한 말이지만 한번 되새겨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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