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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스톡옵션 비용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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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스톡옵션 비용처리"

입력
200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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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이익을 최고로 여기는 투명경영.’기업부패 스캔들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위기 탈출을 위한 자구책으로 이 같은 경영학 원론부터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글로벌 브랜드 1위 기업인 코카콜라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톡옵션부터 과감하게 손질하면서 기업개혁의 첫 단추를 열었다.

코카콜라의 최고경영자인 더글라스 다프트는 14일 “주주들의 투명성 요구를 받아들여 올 4ㆍ4분기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스톡옵션을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회계장부에 비용으로 처리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코카콜라의 최고 경영진 5명은 CEO인 다프트가 100만주를 받은 것을 포함, 모두 37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그동안 손익계산서에 주석을 달아놓는 정도로 처리했던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면 당장 기업의 순익이 줄어든다.

실제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로 코카콜라의 순익은 1%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S&P500기업들의 평균 순익 성장률이 12%였지만 스톡옵션이 비용에 포함될 경우 한 자릿수대인 9.4%로 뒷걸음질친다.

기업과 정부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문제에 난색을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의 고평가 논란과 주가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곳은 보잉과 식료품 체인업체인 윈 딕시 스토어 등 2개 회사에 불과하다. 친 대기업 성향을 띠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물론 미국 의회도 지난 주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강제화 법안을 폐기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이다.

코카콜라 최고재무담당(CFO)인 게리 파야드는 “이번 결정이 재무보고서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되찾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이전에 이같은 노력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털어놓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코카콜라의 이번 발표가 스톡옵션에 손대기를 주저하고 있는 다른 미국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코카콜라의 뒤를 따를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스톡옵션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취적인 경영 의욕을 자극하리라 믿었던 스톡옵션은 CEO들의 탐욕과 부정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CEO들은 스톡옵션과 연봉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거리낌없이 장부에 손을 댔다. 파산 직전의 엔론 중역들이 주식을 현금화해 수천만 달러를 챙기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장면은 투자자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하비 피트 위원장은 “우리가 해야 할 첫번째 일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며 스톡옵션을 어떻게 장부에 기록할 것인가는 그 다음에 걱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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