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우량은 1,200~1,300㎜인데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장마철인 6~9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수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 높이기, 빗물펌프 설치, 다목적댐 건설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피해는 오히려 느는 추세다.
비가 많이 내리면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가뭄철에는 물 부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책이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방 무렵 우리나라의 강과 하천은 골이 깊고 주변에 삼림이 울창해 한꺼번에 쏟아지는 강우를 흡수할 능력이 있었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삼림 벌채로 민둥산이 많아지면서 비가 올 때마다 산에서 토사가 흘러 내린다. 이 토사는 강과 하천의 바닥을 주변 농경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면 강과 하천의 물이 농경지나 주택지, 도로, 철도로 역류해 큰 피해를 낸다.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제방 쌓기를 반복했고, 그러다 보니 강과 하천의 바닥은 더욱 높아지고,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양의 물이 역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장마 피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없다. 호우 때 수위를 낮추고 배수가 잘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강과 하천이 호우 때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바닥에 쌓인 토사를 제거해야 한다. 준설작업을 통해 우리는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물 관리를 위한 정부 예산이 연간 10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만 땜질식 처방으로는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댐을 건설하고, 수돗물을 정화하는 등의 대책이 과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최용택 맑은물되찾기운동연합회 산하 물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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