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인배우였던 후에키 유코(笛木優子)는 지난 가을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유민’이라는 한국 이름이다. ‘한국 진출 일본배우 1호’는 유민(23)의 이름에 따라붙는 대표적 수식어다.
15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KBS2 TV 일일드라마 ‘결혼합시다’(극본 이유선ㆍ이흥주, 연출 장수봉)는 ‘우리집’(MBC)에 이은 그의 두번째 출연작.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일본에 살다 심부름센터 사장인 아버지 송백(주현)을 찾아온 딸 연화 역이다.
5회(19일)부터 등장해 송백과 견원지간인 결혼컨설팅업체 사장 춘희(김창숙)의 아들 승준(김정민)과 사랑에 빠진다.
연화는 우리말이 서툰 유민을 위해 만들어진 인물. ‘우리집’을 제작한 JS픽쳐스가 당시 김재원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던 청각장애인 다인역의 유민에게서 가능성을 엿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욕 잘하기로 소문난 장수봉 PD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유민을 위해 특별히 욕을 하지 않는 ‘배려’를 하고 있다.
웬만한 우리말은 다 알아듣지만, 아직 대화는 서툴다.
“일본에서 한국말을 공부할 때 혼자서 듣기 연습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말하는 것은 상대가 없었기 때문인지 좀 더디다.”
나카야마 미호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유민은 심은하가 주연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서 코리아드림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1년 6월 m.net재팬 개국행사에 참석해 에이스타스의 백남수 사장을 만났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얼굴”이라는 말도 이때 처음 들었다.
한국생활 9개월째. S.E.S의 슈, 유진과 친하다. 시간이 나면 지하철을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재미에 맛들였다.
오피스텔이 있는 이화여대 근처도 그가 좋아하는 곳. 좋아하는 음식도 “부대찌개, 설렁탕. 그리고 삽겹살, 갈비찜도”라고 늘어놓는다.
장동건 이병헌 배용준과 CF나 화보 촬영을 하기도 했다. 10월부터 SBS ‘올인’에도 출연하기로 돼있다.
그러나 유민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토이, t의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프로그램 MC를 해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영화. “왜 말이 필요 없는 역할만 들어오나요? 노력이 필요해도 한국말 연기를 하고 싶어요.”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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