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에서 월 20만원의 유급으로 바뀐 육아휴직 제도가 시행 9개월째가 됐는데도 신청자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모성보호라는 취지에 맞게 육아휴직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14일 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제도가 유급으로 전환된 지난해 11월 이후 6월까지 육아 휴직자 수는 모두 1,300명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124명, 3월 197명, 4월 229명, 5월 312명, 6월 309명 등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정부가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예상했던 한 해 2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에 비해 10분 1 수준이며, 무급이었던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수 2,226명과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유급육아휴직 신청자가 적은 것은 직장을 가진 산모들이 산전후 휴가(출산 휴가)가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난데다 직장 상사에 대한 눈치,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육아휴직 신청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노동부는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한달 우유값도 안되는 낮은 급여액에다 일부 사업주들이 대체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유급 육아휴직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제도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가 미미하다 점차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며 “TV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확보하는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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