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전략에 대한 상반된 두 시각이 있다면 한쪽 끝에는 시장이 있다. ‘시장이 이렇게 움직일 것 같으니까 이런 종목을 사라’는 시황 눈치파이다. 그리고 다른쪽 끝에는 가치가 있다. ‘시장이 무슨 소용이냐. 가치가 있는 기업을 시장과 관계없이 사야 한다’는 종목 소신파이다.시황파의 주 분석 도구와 대상은 시장의 수급, 심리 그리고 이것을 반영하고 있는 차트이다. 종목파의 경우에는 기업 자체의 현재 가치와 미래 변화에 따른 추정 가치이다. 시황파의 슬로건은 ‘먹여주는 종목이 좋은 종목이다’이고 종목파의 슬로건은 ‘좋은 종목이 결국 먹여준다’이다. 시황파의 악몽은 10년이 지나도 매일 비슷한 시장을 새롭게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종목파의 악몽은 펀더멘털은 좋은데 아무리 기다려도 시장의 주목을 못 받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투자 달인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소신있는 가치투자를 강조한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 종목의 투자 가치가 차별화가 되기 이전 단계에서는 시장파의 목소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 업종안에서도 잘 되고 안 되는 차이는 가치에 따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애널리스트의 주가 평가도 시장에 잘 반영된다. 최근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
투자가에게 종목의 가치는 목적지의 등대이고 시황은 거기까지 가는 데 경험하게 될 바람이나 해류, 그리고 암초로 비유할 수 있다. 성공적인 항해를 위해서는 그 둘이 다 항해자에게 필요하다.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는 등대를 제시한다. 시황 전문가와 증권 영업맨은 그 목표를 향해 투자자와 함께 바람과 해류를 활용하고 암초를 피해서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도와준다.
이번 휴가기간 중에 금년에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의 현재가와 목표가, 그리고 담당 분석가들의 리포트를 입수하자. 그리고 영업 직원에게 전황을 물어보자. 금년은 실적장의 전략을 가져가야 할 타이밍이다. 실적이 가장 잘 반영되는 기간이란 뜻이다. 최소한 찬바람이 불 때 쯤이면 여름에 이렇게 노력한 보람이 나타날 것이다.
/ 김정래 <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제일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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