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예기획사들의 금품ㆍ주식로비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방송사나 관계기관 고위간부가 연예기획사의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은 물론 기획사들이 코스닥 등록이나 증자 과정에서 정ㆍ관ㆍ재계인사에게 주식을 헐값에 넘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대형 주식로비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이다.또 유승준, 코요테 등 유명 가수의 기획사와 매니저들이 음악관련 케이블TV 제작자에게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예계 전체가 비리파문의 태풍권 속에 접어들었다.
■수천주 이상 소유 수십명
검찰은 이미 대형 기획사의 주주명부를 확보, 실소유주 파악에 나선 상태다. 4대 연예기획사의 주식 수천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 중에는 방송사와 관련단체ㆍ기관 간부, 정치인, 기업가 등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관련단체 고위간부 장모씨는 부인 명의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6,000주(0.25%)를 코스닥 등록 직전 액면가에 매입, 2배 이상의 평가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또 SM 고위간부 L씨 등 일부 기획사 대표나 간부들이 정치권과 재계 인사들을 빈번히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져 정ㆍ관ㆍ재계와 주식을 매개로 한 검은 커넥션에 의혹이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천주 이상 보유주주가 수십명 이상인 데다 차명 보유자도 많아 주식로비 여부를 밝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연 때마다 거액 홍보비
방송가에서는 한번 뮤직비디오를 틀거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거액의 PR비를 내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 유승준, 코요테 등 유명 가수들의 매니저들도 97년 이후 새로운 음반이 출시될 때마다 음악 케이블방송인 m.net 제작본부장 김종진(43)씨에게 수백~수천만원씩의 홍보비를 수시로 건넸다.
문화개혁시민연대에 따르면 가수의 앨범 한장당 방송사 등에 대한 홍보비로 책정되는 금액이 3억~5억원에 달할 정도. PR비의 규모는 수사 진전에 따라 수백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뮤직비디오를 한번 방송할 때마다 방송사 제작자나 PD에게 건네는 단가가 정해져 있고 새로운 뮤직비디오나 영화가 출시될 때도 소개료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송사 간부와 기획사 대표, 매니저 등 사법처리 대상자가 수십명 이상으로 늘어나 연예ㆍ방송계에 일대 지각변동도 예상되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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