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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년前 猿人 화석 진위 논란…"인류조상""고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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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년前 猿人 화석 진위 논란…"인류조상""고릴라다"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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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최고(最古) 조상인 원인(猿人)의 두개골로 알려져 고고인류학계를 흥분시킨 ‘투마이 원인’의 화석이 암컷 고릴라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프랑스 국립역사박물관의 브리지트 스뉘 박사는 12일 “최근 공개된 투마이 원인의 화석이 700여만년 전 인류의 조상이라고 확신할 만한 증거가 희박하다”며 “안면구조 등이 오히려 암컷 고릴라의 두개골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대학의 이브 코땅 교수도 “두개골의 길이가 짧고 송곳니가 작은 것은 고릴라 등 영장류와 인류를 구분하는 특징이라기보다는 암컷임을 나타내는 성징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투마이 화석 자체가 아니라 주변 화석층을 분석해 700만년 전이라고 추정한 연대 측정 방법에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푸아티에 대학의 미셸 브뤼네 고생물학과 교수는 지난해 중앙 아프리카 차드공화국에서 발견한 두개골과 아래턱뼈 2개 및 이빨 화석 3개가 인류가 영장류로부터 분리되는 시점인 700만년 전의 것이라고 미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11일자)를 통해 발표했었다.

브뤼네 교수가 이끄는 10개국 다국적 연구팀은 “작은 이빨, 짧고 평평한 얼굴과 눈위뼈가 돌출한 점 등은 인류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학계는 ‘사헬란트 로푸스 차덴시스’라는 학명이 붙여진 투마이 화석의 진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브뤼네 교수측의 가설이 맞을 경우 그 동안 발견된 원인 화석보다 100만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인류 초기 진화 단계의 수수께끼를 풀어 줄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동부 아프리카의 사바나(열대초원)로 한정됐던 원인의 거주 지역이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되는 등 생물 교과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투마이의 진위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양측의 논란을 해결할 열쇠는 바로 ‘직립 보행’으로 꼽힌다. 인간과 유인원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직립 보행이기 때문이다.

브뤼네 교수는 일단 “팔과 다리의 뼈 화석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직립 보행을 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시인하면서도 “두개골 구조가 직립 원인인 호모에렉투스의 특징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스뉘 교수는 “직립 보행 여부는 골반뼈 구조로만 파악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개코 원숭이도 짧고 작은 송곳니를 가졌다”고 맞서고 있다.

브뤼네 교수의 발표로 흥분했던 세계 고고학계는 이번 발표가 다소 성급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프리카 케냐에서 초기 인류로 보이는 600만여년 전의 화석 6점을 발굴했던 스뉘 교수의 ‘찬물 끼얹기’ 시도라는 주장도 있다. 스뉘 교수가 ‘밀레니엄 조상’이라고 명명한 이 화석이 투마이에게 ‘최고’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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