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맴돌던 가수와 방송 관계자들 사이의 금품거래 관행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검찰은 유승준, 코요태, 파파야 등 인기 댄스가수 및 그룹의 매니저 등이 방송관계자에게 앨범 홍보비(PR비) 등 명목으로 거액을 제공해온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가요 및 연예 관계자 전반의 비리구조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김규헌·金圭憲 부장검사)는 14일 음악전문 케이블방송 m.net제작본부장(상무이사)김종진(44)씨에 대해 가수 매니저와 연예기획사 대표 등으로부터 5,3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98년 8월 OK뮤직 매니저 김순권씨로부터 “가수 유승준을 방송에 출연시켜주고 뮤직비디오도 자주 방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만 달러(당시 환율로 1,350만원 상당)를 받고, 2000년 11월~지난해 3월까지는 본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명철씨 등으로부터 “아들(가수 김성집)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김씨는 또, 지난해 3~10월까지 윈썸미디어 대표 권정우씨로부터 댄스그룹 코요태와 파파야에 대한 홍보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SM, GM, 도레미, 사이더스 등 이른바 4대 연예 기획사에 대한 압수수색을통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자료를 확보한데 이어 15일부터 이들 업체의 경리관계자 등을 소환하는 등 연예계의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본격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또 정·관·재계 인사들도 특정 연예기획사에 대한 사업지원 대가로 주식을 저가 매입했다는 첩보를 입수,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모 방송단체 고위간부 C씨의 부인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6,000주(0.25%)를 코스닥 등록 직전인 2000년 2월 액면가 5,000원(등록가 1만2,000원)에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C씨는 “집사람이 SM대주주의 친구를 통해 주식을 산 뒤 최근 매각한 것은 사실이나 로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박진석기자jseok@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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