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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韓대표 민심수습항 거부 / 지방선거前 '청와대 극비 독대'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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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韓대표 민심수습항 거부 / 지방선거前 '청와대 극비 독대' 드러나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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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6ㆍ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극비리에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독대, 대통령 아들 비리와 관련한 민심수습 방안을 건의했으나 김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했던 것으로 14일 밝혀졌다.이에 따라 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제기했던 ‘과거 청산’문제는 개각 하나만을 성과물로 기록한 채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 보인다. 아태재단 해체 문제만 해도 “DJ가 지금까지 어떤 의중도 전해오지 않은 점에 비춰 재단을 그냥 유지시킬 생각인 것 같다”는 게 한 재단 이사의 전언이다. 김홍일(金弘一) 의원도 치료를 위해 중국으로 재출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을 뿐, 자진탈당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당과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5월 말께부터 민심악화가 심각하다고 보고 청와대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의 탈당과 정치 불개입 원칙을 내세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자 당측은 한 대표와 김원길(金元吉) 당시 사무총장을 ‘특사’로 보내 DJ와 직접 담판을 짓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서도 한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당측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자 한 대표 혼자 청와대에 오는 것을 조건으로 면담 일정을 잡았다. 당측은 ▦이한동(李漢東) 당시 총리 교체를 포함한 개각 ▦김홍업(金弘業)씨 비리에 대한 김 대통령의 강경하고 엄정한 대처 입장 표명 ▦아태재단 해체 등을 건의키로 결정했다.

김홍일 의원 탈당 문제는 사전 논의 과정서 청와대측이 워낙 세게 반대해 아예 DJ 면전에선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6월 초 한 대표가 극비리에 김 대통령과 마주했다. 그러나 “DJ특유의 논리와 카리스마에 결국 한 대표가 당한 것 같다”고 당ㆍ청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개각에 대해선 “나에게 맡겨달라”, 김홍업씨 문제는 “검찰 수사에 간섭할 수 없다”, 아태재단에 대해선 “재단 차원의 비리는 없다”는 선에서 김 대통령이 말을 자르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이처럼 한 대표가 ‘빈 손’으로 돌아오자 김 총장은 6월5일 공개적으로 개각 등을 청와대에 요구토록 최고위원회의에 건의하는 것으로 청와대에 대한 불만과 반감을 표출했다.

지난 달 28일 최고위원회의가 청와대 방문을 결의했는데도 한 대표가 지금까지 청와대에 연락조차 하지 않은 것도 이미 지난 번 독대를 통해 DJ에겐 별로 기대할 게 없음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효섭기자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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