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입각한 이상철(李相哲)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 ‘민간 기업 KT’의 경영을 맡게 될 후임 사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국내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업 규모를 보면 KT 사장은 사실상 ‘KT그룹 회장’에 가깝다.
KTF, KT아이컴 등 자회사만 7개에, 임직원 4만4,000명, 매출이 11조5,000억원, 자산규모 재계 6위의 거대 기업집단이다.
KT 사장직이 공석이 되자마자 정보통신부 고위 관료 출신이나 IT업계 고위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 같은 위상 때문이다.
이 장관은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후임 사장의 자격에 선을 그었다. “후임자는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가진 분으로, 외국인 주주가 환영할만한 인사였으면 한다”고 이 장관은 밝혔다.
이런 언급은 아직까지는 정부가 KT 지분 28.36%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권력 핵심의 의중이나 정치권의 입김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이 장관의 영향력이 큰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 정보통신 분야에서 비중있는 인사는 모두 KT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고위 관료 출신으로는 차관을 지낸 김동선(金東善ㆍ61)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박성득(朴成得ㆍ64) 전자신문 사장, 정홍식(鄭弘植ㆍ57) 텔슨전자 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연구기관장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길록(吳吉祿ㆍ57) 원장과 정선종(鄭善鐘ㆍ59) 전 원장, 윤창번(尹敞繁ㆍ48)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이, 업계에서는 이용경(李容璟ㆍ59) KTF 사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7ㆍ11 개각에서 물러난 양승택(梁承澤) 전 장관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장관이 제시한 것처럼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춘 인사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적 식견을 두루 갖춘 인사들이 있긴 하지만 한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거나 이 장관과 동문이라는 핸디캡 등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KT 내외에서는 정보통신 분야와는 전혀 인연이 없던 의외의 관ㆍ재계 출신 인사가 KT 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인사들이 벌써부터 정치권 등에 줄을 댔다는 소문까지 번지면서 후임 사장 인선이 정치바람을 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사장으로 올 경우 KT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후임 사장은 선임은 2주내 공모 절차를 밟아 희망자를 접수한 뒤 비상임 이사중 3명과 주주협의회가 추천한 전직 사장 1명, 이사회가 위촉한 민간위원 1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택,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게 되어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