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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주기 돌고 도는 '증시 테마'…옥석가려 길목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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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주기 돌고 도는 '증시 테마'…옥석가려 길목 지켜라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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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는 수많은 '테마'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주식시장에서 테마란 '특정한 이유 때문에 주목받는 종목을 한꺼번에 묶은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생존기간이 며칠도 채 안 되는 사이비 테마도 있고 비교적 근거를 갖고 장기간 움직이는 진짜 테마도 있다. 이 같은 테마의 홍수 속에서 진짜 테마를 찾기도 쉽지 않다.하지만 국내 증시에는 의외로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일정한 시점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테마가 적지 않다. 이들 테마는 비슷한 시기에 거의 반복돼 1년간의 증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월별 테마'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들 테마를 맹신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지만 테마의 근거를 이해하고 남보다 먼저 찾아내 투자한다면 뜻하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3,6,9,12월엔 실적 테마

반복적인 월별 테마의 첫번째 주인공은 실적이다. 상장ㆍ등록 기업들은 매년 분기별로 실적을 발표한다. 6월과 12월엔 반기, 연간 실적도 나온다. 대략 해당 월 다음 달 말까지 실적 확정치가 나오기 때문에 해당 월말을 즈음해 실적 테마가 형성된다. 각 증권사에서 기업별 실적 예상치를 내놓는 것과 비슷한 시기다.

물론 실적이 전분기나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기업들이 테마군을 형성한다. 이 테마는 '실적이 뛰어나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월별 테마 중 단연 으뜸. 특히 실적 테마주를 잡으려면 확정치가 발표되기 이전에 미리 '실적 호전주'를 찾는 노력을 들여야 한다. 확정치 발표가 기대 이상일 경우에는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지만 대체로 확정치가 시장 기대보다 월등하게 높지 않으면 이 테마의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2,5,11월엔 배당 테마

배당 테마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가장 많은 12월 결산법인은 12월말이, 은행 증권사 등 3월 결산법인은 3월말이 배당기준일이다.

6월말엔 12월 결산법인들의 중간 배당과 몇 안되지만 6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기준일이 찾아온다. 배당을 받으려면 기준일에 해당 기업 주식을 갖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배당기준일이 속한 달 한달 전쯤부터 '배당 수혜주'라는 이름의 테마가 형성된다. 과거 고배당을 자주 실시했던 기업들은 고배당 메리트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배당 테마의 덕을 보려면 최소한 시장 금리 이상의 배당을 줄 수 있는 기업들을 찾아야 한다. 과거 배당 실적을 꼼꼼히 살펴보고 알짜주를 미리 사둔다면 배당수익에다 주가상승으로 인한 차익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7,12월은 계절 테마

계절적 요인으로 테마가 형성되기도 한다. 여름이 시작되고 무더위가 심할 것으로 예상되면 청량음료, 빙과류 관련주가 뜨고 긴 장마가 예측되면 농약주가 테마가 되는 식이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곤 가스주가 주목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테마는 너무 상식적이어서 테마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재빠른 매매로 단기적 수익은 가능할 수 있지만 연간 매출이나 이익은 크게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계절테마 선호는 낭패를 불러올 수도 있다.

■1월엔 '1월효과' 7월은 '섬머랠리'

'1월효과(January effect)'란 반복테마도 있다. 새해 증시가 출발하면서 '묘한' 기대심리로 1월달 주가상승률이 높다는 것. 연초엔 비교적 긍정적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데다 경제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일반적으로 높다. 아무 근거가 없는 듯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으로 증시에선 받아들인다. 주로 대형 우량주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아 1월효과 테마의 수혜주가 된다.

섬머랠리는 애초 미국에서 나온 말이다. 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한 기대감으로 펀드매니저나 개인들이 주식을 사 두고 가기 때문에 7월초~8월에 걸쳐 주가가 오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에선 아직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 적은 없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국내 증시 사정으로 볼 때 섬머랠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밖에도 5월 가정의달 관련주, 졸업ㆍ입학ㆍ방학 관련주, 설ㆍ추석관련주, 크리스마스 관련주 등 이벤트별 테마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반짝 테마에 불과해 참고사항 정도로 활용하면 충분하다.

■'실력 있는' 테마 찾아야

이처럼 다양한 국내 증시 '월별 테마'는 때마다 찾아오지만 중요한 것은 테마를 따라가지 않고 내실 있는 테마를 먼저 발굴하는 데 있다. 동원증권 방원석 연구원은 "이 같은 반복 테마는 결국 당시 경기와 증시의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한 뒤에 접근해야 긍정적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도 "테마는 어떤 이유가 기업의 이익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며 "단기적 유행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실적을 향상시키는 테마에만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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