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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41)브루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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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41)브루스 리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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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15일 ‘쌍절곤의 마술사’로 불리던 중국계 미국 영화배우 브루스 리가 영화 ‘사망유희(死亡遊戱)’ 촬영 도중에 급사했다. 33세였다.브루스 리의 중국 이름은 리샤오룽(李小龍)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미국 텔레비전의 단역 배우로 일하다가 1971년 홍콩 골든하비스터사(社)가 제작한 ‘당산대형(唐山大兄)’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일약 액션영화의 스타가 되었다.

‘당산대형’은 타이의 한 얼음 공장 노동자가 홀로 마약 조직에 맞서 싸운다는 상투적 플롯의 영화지만, 무술로 단련된 브루스 리의 근육질과 몸놀림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브루스 리는 두번째 작품 ‘정무문(精武門)’(1972)을 통해 먼저 소개됐다. 중국이 일본군에 점령돼 있던 시절, 중국인 주인공이 일본인 무예 고수들을 하나하나 제압하다가 비장한 최후를 맞는다는 이야기다.

시인 유하씨는 자기 세대를 ‘이소룡 세대’라고 부른 바 있거니와, 유하씨보다 조금 윗세대인 기자도 ‘정무문’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이 지금까지 얼얼하다.

초등학교 때는 물론이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홍콩 영화라고는 만화 주인공처럼 흐느적흐느적 날아다니는 왕유의 무협물만을 보아오던 기자에게 브루스 리의 절도 있는 몸놀림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쑥스러운 고백이지만 기자는 ‘정무문’을 세 번 보았다. 그리고 그 뒤 국내에서 잇달아 개봉한 ‘당산대형’, ‘맹룡과강(猛龍過江)’(1972), ‘용쟁호투(龍爭虎鬪)’(1973)도 모두 두 번씩 보았다. 그래서 브루스 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스산했다.

연예계 스타의 죽음 때문에 시무룩해진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브루스 리의 아들 브랜던 리도 영화배우가 됐으나, 1993년 영화 촬영 도중 총기 사고로 죽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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