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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엿보기 / 로보트 태권V

입력
200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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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을 어린 시절 한 가운데 두었던 사람들은 복되다.추억의 스크린에서 ‘날아라 날아 태권V’ 노래에 맞춰 늠름하고 용감한 로보트태권V가 ‘두 팔을 곧게 앞으로 뻗어’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안전을 지키는 로보트태권V의 위용은 ‘오늘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자라나던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나누어주었다.

‘로보트태권V’는 ‘황금박쥐’ ‘아톰’ ‘마징가Z’ 등으로 이어진 한국화된 일본 만화영화의 인기에 대항하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알린 기념비적 사건이다.

IMF 이후 불어닥친 복고풍에 맞춰 로보트태권V는 다시 돌아왔다. 구제금융의 한파에 한껏 움츠렸던 민족정서와 남성성 그리고 향수를 건드리며 왔다.

승리의 V 표시를 가슴에 달고 악의 무리를 일망타진하는 강한 남성성의 신화, 거기에 태권도라는 뚜렷한 국적성을 내세우며 말이다.

라이벌이자 선배격인 일본의 마징가Z에 비해 부드러운 눈매와 표정도 매력의 요소였다.

김청기 원작의 만화영화 로보트태권V 시리즈가 중견 만화가 김형배의 만화를 통해 올 여름 전 7권으로 완간되어 다시 찾아왔다.

‘억압된 것의 귀환’인 셈이다. 통신망에서 불기 시작한 태권V 바람은 포스터, 태권V가 그려진 완구 등을 수집하러 전국을 헤매는 마니아 양산으로 이어졌다.

딴지일보 등에선 DVD와 VCD가 속속 발매되어 팬들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로보트태권V의 신화는 문화산업적인 열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동안 ‘8년 동안 2편 씩의 태권V 만화영화를 제작하겠다, 제작비는 총 2백억원이 투입된다’ 등 소문만 무성했다.

어른 세대와 어린아이 세대를 이을 한국형 캐릭터 ‘로보트태권V’는 2004년이 넘어서야 그 모습을 드러낼듯하다.

신씨네는 21세기형 ‘로보트태권V’를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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