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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회계부정 불똥 표밭으로

입력
200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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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기업회계 부정사건이 올 가을 중간선거의 핵폭풍으로 비화할 조짐이다.11일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공화ㆍ민주 양당은 11월 5일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회계부정 스캔들을 주제로 한 비방광고 및 선전문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의 공세는 하켄 에너지 이사를 지낼 때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에너지 기업 핼리 버튼 최고경영자(CEO) 시절의 딕 체니 부통령, 회계부정 조사의 책임자인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SEC) 위원장의 변호사 시절 등 3명의 전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의 하워드 월퍼슨 하원 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투자자의, 공화당은 부정한 기업인의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공화당의 모두 후보가 기업의 책임문제를 변호하는 데 급급하게 될 것”이라고 포문을 열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딕 체니 부통령이 CEO 시절 엔론사의 회계법인이었던 아더 앤더슨사를 찬양한 홍보비디오를 광고로 제작해 선거기간 중 되풀이해 방송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부거래 의혹에 이어 하켄 에너지로부터 18만 375달러를 저리 융자로 받아 이 회사의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파문이 증폭됐다. 톰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는 “부시 대통령은 다른 기업을 비난할 자격이 없는데 월가 연설에서 철저한 위선을 연출했다”고 공격했다.

대니얼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은 “부시 대통령은 86년 9만 6,000달러, 88년 8만 4,375달러를 대출받았지만 이 같은 거래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자주 이용되는 관행으로 완전히 적법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하켄 에너지사가 부시 대통령에게 대출을 한 후 8년 동안 원금을 상환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이율은 연 5%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사 시절 회계법인들의 사건을 수임했던 피트 SEC 위원장에 대해서는 “여우가 닭장을 지키고 있는 꼴”이라는 카피의 광고가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회계 스캔들에는 민주당 관계자들도 연루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자칫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을 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측이 민주당의 테리 매콜리프 전당대회의장의 전력에 관한 두터운 자료를 수집했다면서, 그는 글로벌 크로싱사가 파산하기 직전 주식을 처분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대슐 총무 역시 대기업과 너무 유착해 있고 위선적 행동의 냄새가 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슐 총무의 부인 린다 대슐은 대기업을 상대하는 워싱턴의 거물급 로비스트”라고지적하고 “대슐 총무 자신이 대기업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백악관을 공격하는 것은 위선적 행태”라고 보도했다.

연방항공국(FAA) 국장 출신인 린다 대슐은 법률로비회사인 ‘베이커, 도넬슨, 베어맨 & 캘드웰’의 공공정책그룹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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