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의 후반기 원 구성이 겨우 끝났다.헌데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또다시 ‘나눠먹기’의 구태를 재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한 소위 ‘물 좋은 상임위’로 가려는 의원들의 치열한 경쟁도 여전했다. 대통령이 사실상 국회의장을 임명해 왔던 ‘그릇된 관행’이 처음으로 깨지기는 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여소야대의 상황이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상임위원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보여준 ‘밥그릇 싸움’의 추태는 과연 우리 국회의원들이 국회의 기능 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심케 한다.
무엇보다 상임위원장의 선출을 당 지도부가 당직 인선의 차원에서 하고 있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 전문성이나 다선(多選) 원칙 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계파간의 분배, 지역안배 등 당내의 역학관계가 상임위원장을 뽑는 기준이 된다면 국회의 정상화는 그야말로 요원하다.
상임위원장을 경선하도록 한 어느 당의 당규도 썩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도 철저히 외면하고 한번도 해당 상임위에서 활동해보지 않은 사람을 위원장으로 앉히는 당 지도부의 뻔뻔함에 놀랄 뿐이다.
아울러 상임위의 배정을 당 지도부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도 고쳐야 하고 불필요하게 2년마다 원 구성을 하고 있는 현 제도도 바꿔야 한다.
국회가 진정 입법부로서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청와대뿐 아니라 당 지도부의 고삐로부터도 벗어나야 한다.
공천도 당 지도부가 하고 당선 후에는 상임위 배정, 상임위원장 선출 등도 당 지도부가 시키는 대로 하며 법안이나 인사 등의 표결도 당론대로 한다면 국회가 설 땅은 어디에도 없다.
‘국회는 없고 정당만 있다’는 우리 정치의 만성적 질병을 고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의 뼈아픈 자기혁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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