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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 상임위원장 조정 안팎 / "전문성 팽개치고…" 常委 나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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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 상임위원장 조정 안팎 / "전문성 팽개치고…" 常委 나눠먹기

입력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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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11일 상임위위원 배치 및 위원장 선출을 마치고 16대 하반기 원구성을 완료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힘겨루기로 식물국회가 계속된 지 40일 만이다.국회 본회의는 이날 17개 상임위 위원장 중 4년 임기인 정보위원장(金德圭ㆍ민주당)을 뺀 16개 상임위 위원장과 예결특위 및 윤리특위 등 2개 특위위원장을 선출했다.

각 당은 위원장 인선과 상임위 구성을 놓고 의원들의 극심한 줄대기에다 최고위원까지 가세한 세 대결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각 당이 당초 내걸었던 전문성과 지역배려 등의 원칙은 사문화했고 로비와 비방이 난무한 가운데 인기 상임위는 발표 직전까지 명단이 시시각각 뒤바뀌었다.

한나라당은 여성위원장만 재선의 임진출(林鎭出) 의원으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3선 이상으로 돌렸다. 당초 재선급에서 일부 발탁도 검토했으나 너도 나도 하겠다고 나서면서 탈락자의 반발 등 후유증이 우려되자 방향을 바꾼 것. 그러나 이날 비공개로 열린 의총에서 물 먹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털어 놓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법사위원장 경쟁에서 밀린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낙점을 받은 함석재(咸錫宰) 의원을 겨냥, “나도 한나라당을 등지고 다른 당에 갔다면 상임위원장이 문제냐”고 비꼬았다.

자민련에서 당적을 옮길 당시 상임위원장 내정설이 돌았던 함 의원은 일각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원장을 차지, 전반기 자민련에서 농해수위원장을 한 데 이어 내리 4년간 위원장을 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교육위원장에 거론됐던 재선의 이재창(李在昌) 의원도 “전문성과 지역안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심재철(沈在哲) 김광원(金光元) 박시균(朴是均) 이방호(李方鎬) 의원 등도 “기준이 뭐냐”라고 따졌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애썼지만 호소와 비방의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섭섭해도 이해해달라”라고 발을 뺐다.

상임위 배정에선 12명 정원에 40명 넘게 몰렸던 건교위에 신영국(申榮國) 위원장을 비롯, 3명을 빼곤 전원 영남권 의원들로 구성됐다.

지난해 12월 당론과 다른 건강보험재정통합 찬성주장으로 환경노동위로 쫓겨났다가 보건복지위로 돌아온 김홍신(金洪信) 의원은 “신청자도 별로 없는 비인기 상임위인데도 돌아오는 데 반년 넘게 걸렸다”고 씁쓰레했다.

민주당은 11일 상임위원장 인선 문제로 2시간 30여분 동안 최고위원회의에서 격론을 벌이는 등 심한 진통을 겪었다. 당초 선수(選數)가 최우선 기준이었으나 막판에 지역 안배와 '전직 장관 배제' 원칙 등이 부각되면서 재선 의원들이 대거 기용됐다.

하지만 한화갑(韓和甲) 대표,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유력 최고위원들과 가까운 의원들이 많이 기용돼 '계파간 나눠먹기' 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행자위원장으로 유력했던 3선의 김옥두(金玉斗) 의원이 한나라당의 반대, 탈(脫) DJ 전략, 고위당직 경험자 제외 등의 이유로 막판에 배제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전남 출신과 동교동 구파는 상임위원장에서 완전 빠진 셈이다.

초선의 홍재형(洪在馨) 의원과 재선의 송훈석(宋勳錫) 의원은 각각 충청권, 강원 지역 배려 차원에서 예결특위 위원장과 환노위원장에 내정됐다.

이날 아침 한 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8개 상임위 중 운영ㆍ국방 및 예결특위 위원장 등 3개 자리 인선만 매듭짓고, 나머지는 대표와 총무에게 인선을 위임했다.

나머지 상임위원장에 대해선 정 총무가 복수안을 올렸으나 참석자들 간에 "표결로 하자" "정치적으로 타결하자" 등으로 의견이 팽팽히 맞섰으며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대표와 총무는 오후 열린 의총에 참석, 상임위원장 내정자를 발표한 뒤 의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서둘러 의총을 끝냈다.

환노위원장 유임이 유력했다가 막판에 탈락한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지역안배 등은 명분이고 실제로는 한 대표 직계들이 주로 상임위원장에 내정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자민련은 상임위보다 의원(14명)이 더 적어 지원한 농해수위 대신 재경위에 그대로 남은 이완구(李完九) 의원만 빼고는 모두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됐다.

전반기 과기정통위였던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국가안보를 직접 챙기겠다”며 국방위를 골랐다. 행자위에서 건교위로 바꾼 오장섭(吳長燮) 의원과 환경노동위에서 행자위로 옮긴 정우택(鄭宇澤) 의원을 제외하고는 상임위를 바꾸지 않았다. 과기정통ㆍ보건복지ㆍ환경노동위에는 아무도 배정되지 않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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