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의 최대 공약인 청계천 복원 작업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이 시장 등 시장단과 건축 전문가들은 11일 기자들과 함께 취임이후 처음으로 청계천 복개물 내부구간(2.5㎞)을 돌아봤다.▼생각보다 깨끗한 청계천
청계3가 세운상가 부근에서 밑으로 연결된 입구를 통해 들어가자 역한 하수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심한 수준은 아니었다.
습하고 더운 공기가 가득 들어차 후덥지근했지만 소문처럼 폭발위험이 있는 가스 등은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내부는 중앙에 청계천 바닥이 드러나있고 양쪽 끝으로 오ㆍ폐수가 흐르는 하수관로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
높이 1m에 폭 2m 정도의 하수관로에는 남산과 인왕산 일대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각종 하수가 흙탕물이 돼 지나가고 있었다.
복개도로 하부는 군데군데 땜질 된 채로 천(川)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었다. 또 복개물을 지탱하는 가로 세로 2m 정도의 사각기둥이 4열 종대로 10여㎙ 마다 촘촘히 서 있었다.
▼바짝 말라있는 건천(乾川) 청계천
기자의 예상과 가장 달랐던 부분은 청계천 바닥상태.
수량(水量)이 실개천 수준으로는 유지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장마철에나 하천상태를 간신히 유지할 뿐 평소에는 물이 전혀 없는 흙길 수준의 건천(乾川)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반 하수를 별도로 처리하고 있고 빗물이 흘러 들 수 있는 자연상태의 땅이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 있기 때문에 건천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계3가에서 광교 방향으로 걸어가 보니 바닥은 어지러이 널려있는 돌과 자갈 길로 이어졌고, 머리 위로는 가스ㆍ전기선 등이 들어 있는 대형 파이프가 덩그러니 가로지르고 있었다.
청계천의 상류는 복개물 밑에 숨겨져 있는 광통교(廣通橋) 부근에서 끝이 났다.
‘광교’로도 불리는 이 다리는 조선초기에 건설됐으며 태조 이성계의 계비 강씨의 묘를 이장하면서 나온 돌들로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 광교가 청계천 복개물 밑에서 예전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채 햇빛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시장은 "청계천복원과 함께 광교 등의 유적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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