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는 11일 담담한 표정으로 “이제 행정 총리의 소임을 마치고, 그 동안 소중히 간직해 왔던 꿈을 실현하는데 전력하고자 한다”고 정치적 복안을 내비쳤다.이 전 총리는 이어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도 말했다. 주변에서는 이를 대선 출마의 뜻으로 해석했다.
이 전 총리는 그러나 “정치적 소신을 구현하기 위해선 정당에 몸을 담는 게 순리이지만, 아직 당적에 대해 정리된 게 없다”고 밝혀 중부권 신당론, 8ㆍ8 재보선 등 정치적 변수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탈당한 자민련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무렇게 결정되는 게 아니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한 측근은 “6선 의원으로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 전 총리가 단기필마로 나서겠느냐”면서 “조만간 검증된 행정 경험과 정치적 수완 등 이 전 총리의 장점을 필요로 하는 정당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한 듯 이 전 총리도 6공화국 이후 최장수인 2년 1개월 20일(서리직 포함) 간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 특유의 뚝심으로 일궈낸 업적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4대분야 구조개혁, 성공적 월드컵 개최, 4차례 ‘세일즈 외교’ 등을 일일이 거론한 뒤 “참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자평했다.
이 전 총리는 “그 동안 정치권에서 내각의 중립성 시비를 제기할 때마다 거취를 고민했다”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심전심으로 의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혀 용퇴(勇退)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해불양수(海不讓水ㆍ바다는 물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원만한 대인관계와 대의를 지향한 포용력을 의미)를 자주 말해왔다. 대선국면의 정치권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