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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개각 / 개각 이모저모…'장상 카드' 철통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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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개각 / 개각 이모저모…'장상 카드' 철통보안

입력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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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11 개각은 사상 첫 여성 재상의 탄생이라는 의외성이 말해주듯 풍성한 뒷얘기를 남겼다.우선 개각의 핵심 포인트였던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거취는 지난 주 후반에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이 총리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어 9일 청와대 독대 때 이 총리에게 "중립성 확보를 위해 의원직을 버리고 내각에 계속 남을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2년2개월 동안 충분히 일을 했으며 정치적 꿈이 남아 있다"고 말해 당초 방침대로 교체가 확정됐다.

김 대통령과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함께 일한 인연을 끝까지 간직하자"고 다짐했으며 두 사람은 11일 아침에도 청와대 본관에서 만나 각료 제청 절차를 밟고 인사를 나눴다.

'장상(張裳) 총리' 카드는 실무진의 초안에서도 1순위였으며 언론에서 거론됐던 명망가들은 후순위였다. 김 대통령도 '여성 총리' 아이디어에 흔쾌히 동의하고 10일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을 장 총리에 보냈고 밤 늦게 직접 전화를 걸어 총리 지명문제를 확정지었다.

이번 개각 뒷얘기의 압권 중 하나는 개각 발표 순간까지 후임 총리가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철통 보안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박 실장의 서슬 퍼런 함구령 때문에 가능했다. 박 실장은 수석들에게 "알고 얘기하든, 모르고 얘기하든 개각에 대해 언급하면 사표를 받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보안을 위해 장 총리를 제외한 신임 장관들에게는 발표 직전에야 통보했다. 이상철(李相哲) KT 사장은 지방 출장 중 정통부장관 통보를 받았고 김진표(金振杓) 정책기획수석은 전날 행사 등으로 새벽에야 귀가하는 바람에 출근이 늦어 오전 9시25분께 집에서 통보를 받았다.

이번 개각에서 형제 장관들이 나온 것도 화제다. 이상철 장관은 6공 때 국방부장관을 지낸 이상훈(李相薰) 향군회장의 동생이며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 장관은 김성훈(金成勳) 전 농림부장관의 동생이다.

또한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이 '재수'를 한 것도 눈길을 끌며 김성재(金聖在)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문화관광부 장관 발탁도 재기용 맥락으로 풀이된다. 선거 주무 장관인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은 지방선거 때 철저히 중립을 지킨 데다 행정전문가여서 유임됐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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