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인 남성중심 회식문화에 남성들 스스로 반기를 들었다.한국여성민우회가 펼치고 있는 성평등한 직장문화 만들기 캠페인 ‘회식문화를 바꾸자’ 운동에 남성 직장인들의 자발적인 남성실천선언 서약이 줄을 잇고있다.
지난 3일 회식문화를 바꾸자 캠페인 웹사이트(http://bagguza.womenlink.or.kr)가
공식 오픈한 이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남성 실천선언에 동참한 사람은 10일 현재 137명.
온라인을 통해 실천선언에 동참한 박건우씨는 “남자인 나도 폭탄주 돌리는 회식자리가 지겹다. 꼭 필요한 캠페인인 만큼 이번엔 꼭 회식관행이 바꿔지길 바란다”고 동참이유를 밝혔다.
또 김필원씨는 “회식문화 바꾸기는 여성만이 아닌 온 가족을 위한 운동”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사회의 퇴폐향략 분위기도 함께 없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캠페인 동참을 서약한 기업선언도 ㈜한국존슨을 비롯 롯데상사, 대구백화점, 한솔교육, 코리아닷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민우회는 10일 서울 명동에서 회식문화 바꾸기 거리캠페인을 벌인 것을 비롯, 7월 동안 남성 1,000인 실천선언을 목표로 캠페인을 계속 벌인다.
남성위주의 회식문화는 직장생활에 아직도 만연해있는 성차별적 의식을 엿보게 하는 대표적인 예로 그동안 성평등한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파해야 할 관행으로 여겨져왔다.
폭탄주와 술잔 돌리기 등 술중심으로 진행되는 자리라 술이 약한 사람들에겐 부담과 공포이면서 2차, 3차로 이어지는 관행도 직장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방해하고 직장내 성희롱이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에서 여성은 점차 배제되고 회식의 동참여부가 직장인으로서의 능력을 재는 잣대로 평가되어 인사고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도 흔하다.
민우회 정승림 간사는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한 여성권한척도에서 64개국중 61위에 머물러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나 지위가 낮은 것은 성차별적인 직장문화의 탓도 크다. 그 대표적인 예가 회식문화인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회식자리에 대한 남성들의 불만도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았다. 올바른 회식문화 정착을 남녀 모두가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천선언 운동이 상당히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성 1,000인 실천선언
1. 나는 회식약속을 일방적인 통보 대신 사전에 공유하고자 요청한다.
2. 나는 억지로 술을 먹지도 권하지도 않는다.
3. 나는 술따르기, 끼워앉히기, 블루스 강요등 성희롱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다.
4. 나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단란주점, 룸살롱 등 퇴폐향락업소에 가지 않는다.
5. 나는 여성에게 분위기 맞추라고 요구하고 뒤에 가면 처신을 욕하는 이중적인 사고를 하지않는다.
6. 나는 술중심의 회식 아닌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회식문화를 만들어간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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