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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똥' 국내 수출업계 中 경쟁업체에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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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똥' 국내 수출업계 中 경쟁업체에 고전

입력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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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급락에 따른 수출업계의 가장 큰 피해는 중국에 대한 가격경쟁력 열세다.전세계적인 달러약세로 원화는 급격히 절상되는 반면 중국은 고정환율(1달러=8.28위안)을 유지하고 있어 오히려 절하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중국과 수출경합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악화함에 따라, 국내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절박해졌다.

11일 LG경제연구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현재 1위안당 143원대로 연초 158원에서 10%나 하락(가치절상)했다.

LG경제연구원 강선구 연구원은 이와 관련, “우리나라 물가는 연초대비 2.1% 오른 반면 중국의 물가는 0.8%가 떨어져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위안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13.4% 절상됐다”고 밝혔다.

단순환산할 경우 국제시장에서 한국제품은 중국제품에 대해 가격경쟁력이 13.4% 악화했다는 얘기다.

한국과 중국의 상위 10대 수출품목을 비교할 경우 전기전자 기계 석유 합성수지 등 4개 품목이 일치하는 등 국제시장에서 양국간 경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1998년 0.77에 불과했던 한국과 중국간 수출품목 경합도(0=수출경합 전혀 없음, 1=모든 품목에서 완전경합)는 금년 상반기 0.89까지 높아져 일본(0.90)과 사실상 대등해졌다.

수출시장에서 한ㆍ일 경쟁 만큼 한ㆍ중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이는 원ㆍ엔 환율 못지 않게 원ㆍ위안 환율 변동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최근 중국제품과 관련한 국내 수출업계의 애로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무역협회 신승관 박사는 “중국 위안화의 상대적 절하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악화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며 “섬유 석유화학 철강 가전부문에서 특히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악화는 물론 한ㆍ중 교역에서도 국내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위안화의 상대적 약세는 수입억제효과를 촉발하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대중(對中)수출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가격경쟁력에 날개를 단 중국제품의 국내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이핑 이코노미스트는 “환율덕분에 중국은 다른 아시아국가에 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불리한 가격경쟁을 뚫고 국내업계가 살아 남는 길은 중국과 비(非)가격요소로 경쟁하는 것 뿐. 즉,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고급ㆍ고가ㆍ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간내 제품 업그레이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국내업계로선 상당기간 중국과 경쟁을 위해 출혈수출을 감수해야할 형편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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