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폐막한 첫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담에서 타보 음베키(6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초대 의장으로 피선, 검은 대륙의 민주화와 빈곤 추방이라는 험난한 여정의 조타수 역을 맡게됐다.음베키 대통령은 이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평의회 의장과 치열한 각축 끝에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내 의장직에 올랐다. 카다피 의장은 AU 창설을 주도했음에도 테러 관련 의혹과 중동권에 속한다는 약점 때문에 자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1942년 태어난 음베키는 62년 영국유학 시절을 제외하곤 평생을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몸담으며 반 아파르트헤이트(흑인 분리ㆍ차별정책) 운동에 바친 투사다. 14세때 ANC에 가입, 90년 협상대표, 97년 의장을 거쳤고 99년 6월 넬슨 만델라에 이어 두번째 남아공 흑인대통령이 됐다.
만델라에 비해 흑인 친화적이고 대중적인 성향으로 94년 부통령 시절부터 각종 경제개혁을 이끌었으며 국제 에이즈 퇴치운동, 비동맹운동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음베키 의장은 9일 개막식에서 “AU 출범으로 우리는 자랑스러우면서도 도전적인 순간, 모두 기다리던 순간을 맞이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앞날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분쟁 해결을 위해 AU 53개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를 모델로 한 15개국 평화안보위원회를 신설, 현재 20여 건에 이르는 대륙내 분쟁 해소에 나설 방침이지만 아프리카 각국 군사력의 수준으로 볼 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만성적인 악재인 사회기반시설 미비와 회원국간에 크게는 10배에 이르는 경제력 차이가 역내 경제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