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등 우리나라의 대표 재벌들이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재계가 그토록 강조해 온 ‘정경 유착 근절’ ‘경영 투명성 강화’ 등이 구두선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업을 하려면 권력에 기대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있다는 사실 역시 증명됐다.
이에 대해 현대는 ‘모르는 일’, 삼성은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들을 또 다시 속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현대는 대북 사업과, 삼성은 상속 및 구조조정과 관련해 일종의 ‘보험금’을 지불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구조조정본부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구조조정본부가 그런 일을 하는 기구인가에 대해 국민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재계는 얼마 전만해도 정경 유착의 근절을 앞세우며 불법 정치자금 제공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정치분야의 개혁이 가장 늦었다며 강력한 추진을 요구했다.
더 나아가 그 동안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대해 정치인들이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재계가 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홍걸씨 같은 권력 실세에게 자금을 제공한 기업이 삼성 현대 뿐일까 하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그만큼 이번 사건으로 해서 재계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되었다.
미국도 최근 대기업 최고 경영자의 부도덕성 등으로 경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가볍게 넘겨버릴 수만은 없다. 재계는 무엇보다 도덕성 회복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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