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전선이 유례없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남해 먼바다에 형성된 장마전선은 23일 전국에 한차례 비를 뿌린 뒤 긴 소강상태에 빠졌다.가장 큰 원인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태풍의 영향 때문. 장마전선이 활성화하려면 열대 서태평양에서 공급되는 수증기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잇달아 발생한 태풍 4개가 이를 모두 빼앗아 장마전선을 말려버렸기 때문.
또 장마전선은 북쪽의 찬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만나는 경계면에서 형성되는 데 태풍 ‘라마순’과 ‘차타안’이 북위 35도 이상까지 북상, 열대 태평양의 열에너지를 풀어놓음으로써 남북공기의 기온차가 줄어 장마전선이 발달할 여지를 없앴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은 거의 사라진 것처럼 희미해져 일본 동쪽해상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점차 태풍의 세력이 약화하거나 소멸하면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 14,15일께는 전국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 하면 중순이후 월말까지 곳에 따라 많은 비가 올 수 있다”며 “그러나 태풍이 추가로 발생하고 현재처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계속 약하면 올해 장마는 마른 장마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을 지나 동진하던 8호 태풍 '나크리'가 11일 오후 방향을 바꿔 한반도를 향해 북상,13일 새벽 제주도 서귀포시 남쪽 약 400km부근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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