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호(宋正鎬) 법무장관은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그 누구도 검찰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되며 검찰 상사(上司)를 이용하려 하지 말고 그들의 중립성과 독립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송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홍업(金弘業)씨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선처 압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여져 파장이 예상된다.
송 전 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요즘 검찰간부의 수사기밀 누설이 크게 문제되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재권력시기에 집권자가 주동이 되는 거악(巨惡)까지 발생했고 이후 민주적 정통성을 가진 정부가 들어섰지만 부정부패의 악습은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며 “의사가 자기 병을 고칠 수 없듯 권력 자신에 의한 자기감시는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부정부패와 싸우는 검찰은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과 같은 존재로 다윗에게 하느님이 있었다면 검찰에는 국민과 정의가 있다”며 “근래 검찰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보여준 엄정한 수사를 치하하며 이 수사는 국가의 미래와 정의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밝혀 홍업씨 구속의 불가피성을 간접 시사했다.
송 전 장관은 “비록 짧은 기간을 재임했지만 ‘장수하면 욕되는 일이 많다(壽多辱)’는 옛말이 보여주듯 어려운 시기일수록 욕 되는 일이 많은데 지금 물러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송 전 장관의 이임사에 대해 “장관교체가 결정되기 며칠전서부터 심경정리와 함께 이임사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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