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46.1%. 전년 동기에 비해 7.8% 증가했다.관객 800만명 시대로 들어선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연평균 700만원도 안 되는 급료를 받으며 일하는 영화 스태프들과 가내수공업 단계의 제작환경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영상관에서 한국영화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영화산업 선진화를 위해서는 하부구조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영화인회의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영화계는 배급구조가 개선되고 제작자본은 커진 반면 제작환경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영화 스태프들의 낮은 처우와 주먹구구식 제작 방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꼽았다.
조감독은 연평균 1편도 안되는 작품(0.7 편 이하)에 참여해 4~5명이 함께 2,500만~3,000만원을 받는다.
촬영 조감독은 연평균 1~1.5편에 참여해 4~7명이 2,000만~2,500만원을 나누어 갖는다. 최근 들어 합계가 4,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있다지만 평균 연봉 500~700만원 선의 저임금이다.
작품당 계약을 하므로 영화 흥행이 저조할 경우 이조차도 지급받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스태프들의 낮은 처우는 도제시스템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계약금이 도제의 대표에게 지급되고 있어 개인의 역량이 반영되지도 않을 뿐더러 분배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힘들다.
초보급 스태프가 한편에 100만원도 못 받는 사례도 생긴다. 스태프들은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대부분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태프들의 사기저하는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며 이는 결국 제작사에게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작관리의 합리화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먹구구식 인력 배치와 시간 및 예산 편성으로 많은 예산이 낭비된다는 것이다. 한국영화 평균제작비 20억에 상당한 거품이 들어있다는 얘기.
안영진 영화인회의 사무차장은 “도제시스템에서 전문적 프로듀서 시스템으로, ‘통’ 계약(직능별 스태프를 묶어서 하는 계약)에서 개별계약으로, 작품당 계약에서 기간별 계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영화제작자로서 토론에 나선 조민환 나비픽쳐스 대표는 “온정적인 도제 시스템 내에서는 비전문가, 학생들에게까지 비용이 들어간다.
모든 일정과 인력을 정확하게 사전에 잡아놓고 만들어야한다”고 제작자로서도 힘든 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영화인 회의는 지난해 초 영화 스태프들의 모임인 ‘비둘기둥지’가 소외된 영화 스태프들의 처우 및 권리 개선을 외친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이에 대한 개선책을 모색해왔다.
영화인회의의 이현승 사무총장은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고 제작 스케줄을 정확히 해야 한다. 그런 뒤에야 고용기회도 예측 가능해지고 실질적인 임금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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