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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 / 부시의 대중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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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 / 부시의 대중주의

입력
200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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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조지 부시에게 모두 낙담스러운 일일 것이다.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자수성가한 텍사스 사업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그렇게 행동해 왔다.그리고 모두 냉정함보다는 열혈한이라는 이미지로 대통령이 됐다. 또 두 대통령은 똑같이 자국민을 탄압하는 후진적인 작은 나라에 채찍질을 가하고 공격했다. 그 결과 그들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누렸다.그리고는 아버지와 아들에게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많은 업적을 이루고, 박수갈채와 월계관을 받은 뒤 경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부시가의 사람들이 외야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가?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3루수 쪽 비싼 자리를 차지해 온 게 아닌가?

부시 대통령과 칼 로브 백악관 수석고문은 단임으로 끝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데도 주니어 부시는 아버지를 대선에서 패배하게 한 엘리트주의라는 비난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1991년 11월께 경제가 침체하자 첫번째 부시 정권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인기하락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이오와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인 톰 하킨은 “부시의 국내 문제 해결책은 가정부를 해고하고 집사에게 야단을 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측은 이번에도 부시를 향해 같은 공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기업의 탐욕과 회계 부정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제 젊은 부시는 자신과 보통사람들이 피넛 버터와 젤리 샌드위치 만큼이나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케니 보이’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던 엔론사의 전 회장으로부터 180도 돌아서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자기 자신이 계열사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대기업에게 채찍을 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대로 재계와 유대를 맺은 덕으로 부시 대통령은 석유사업가와 야구 구단주라는 경력을 가질 수 있었다.

부시 대통령이 어떻게 기업들에게 더 도덕적이 되고, 기업관행을 엄격히 하라고 설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하켄 에너지사를 운영하며 주식으로 84만 8,560달러를 벌어들였다. 10일 월가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 연설에는 온갖 바른 소리가 다 담겨 있다.

그러나 TV를 통해 연설을 시청하던 시민들은 화면 아래쪽 자막으로 다우존스 지수가 계속 떨어져 하루 동안 178포인트나 빠져나간 것을 지켜 보았다.

월가에서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조급해 보였다. 한 기자가 왜 이번주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 유색인종협의회(NAACP)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냐고 질문하자, 자기를 위해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과 콘돌리사 라이스 안보담당보좌관이 일하고 있지 않냐며 맞받아치는 데 급급했다.

그래, 콜린 파월에게 일자리 하나를 주면 흑인사회와 교류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아버지처럼 부시 대통령도 자기 판단과 신뢰도가 도전받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는 자신과, 핼리버튼에서 큰 부자가 된 딕 체니 부통령, 엔론에서 돈을 벌어들인 토마스 화이트 육군장관이 모두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저 미국이 믿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동부 명문가 출신들이 모이는 케네스벙크에서의 휴가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 부시는 영화 ‘자이언트’에 나온 제임스 딘과 같은 모습을 취하며 자기가 미들랜드의 먼지를 뒤집어쓴 ‘진짜’라고 믿고 있다.

도리어 스스로 반엘리트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은 아버지보다 사업과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가문의 배경 덕을 더 많이 보았는데도 말이다.

부시 대통령은 뉴잉글랜드 명문 자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텍사스 크로포드에 목장을 샀다.

그런데 1,600 에이커의 땅을 사들이는 데 든 돈은 동부 명문가의 유명한 이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는 대중적으로 말하지만 엘리트 인생을 살고 있다.

/NYT 신디케이트=뉴시스

모린 다우드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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