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 장애인으로 지난해 뉴욕한인회 회장에 당선돼 화제를 모았던 김석주(金石柱ㆍ53)씨가 모국을 찾았다.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세계 한인회장대회 참석차 방한한 그는 “월드컵을 계기로 재외동포 사이에 네트워크를 조직, 모국에 힘을 보태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그는 검정고시 고졸이 최종 학력. 변변한 직장 한번 다녀보지 못한 채 생활고에 시달리다 27세 때 도미했다.
“한국에 내 몸 한 구석 걸칠 곳이 없다는 절망감을 갖고 새 인생을 시작하면서 모국에 대한 섭섭함을 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전자기능사 자격증 하나만 들고 미국땅을 밟은 그는 공장 허드렛일을 하다 80년대 삐삐사업으로 큰 돈을 모아 딸의 이름을 따서 페이지 와이어리스 회사인 ‘리사’를 차렸다.
김 회장은 “동포 1.5세건, 2세건 외국에 사는 한국인 치고 기죽지 않고 지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월드컵 4강 신화는 억눌려 있던 우리의 저력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은 친정과 같아 잘되면 자랑스럽고 안 좋은 소식이 들릴 때면 걱정이 앞선다”며 “앞으로 세계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로 동포사회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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