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일 오전 이재신(李載侁) 민정수석으로부터 차남 홍업(弘業)씨의 구속 기소를 보고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오후에 세계한인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 하는 등 평상심을 잃지 않고 일정을 치렀다. 그러나 표정은 무척 어둡고 침통했다는 후문이다.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 주재의 긴급 수석회의 직후 “국민에 한없이 죄송하다”는 논평을 발표, 김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었지만 홍업씨가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는 등 숨겨진 사실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국정원장 재직 시절 홍업씨에게 ‘촌지’ 형식의 돈을 준 것으로 알려진 임동원(林東源) 통일특보는 보좌관을 통해 “국정원장 재임 시절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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