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0일 오전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회장 유치송ㆍ 柳致松)를 찾았다가 “손에 시한폭탄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등의 쓴 소리를 들었다.원로 의원 등 3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노 후보가 “기왕 왔으니 좋은 의견을 듣고 가겠다”고 인사말을 하자 2,3대 참의원과 10대 유정회 의원을 지냈다는 송방용(宋邦鏞ㆍ89세)씨가 나섰다.
그는 “우리가 발전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켜왔기 때문”이라면서 노 후보를 시한폭탄에 비유, “안보관, 경제관, 햇볕정책,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따지듯 물었다.
다른 참석자들로부터는 “햇볕정책을 재고하라”“적을 만들지 말고 포용력을 가져라”“말을 바꾸면 안 된다”는 등의 충고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깊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면서 “과거 내 언행에 오해 소지가 있었나 짚어 보면서 앞으로 오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나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우리는 아직 분열의 역사에서 비롯된 인식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오해의 원인을 분열의 역사에서 찾았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유치송 헌정회장은 서둘러 마무리를 하면서도 “송 전 의원의 말은 오해가 아니라 기본질서, 사상에 관한 얘기”라며 “다음에 다시 정책토론을 하자”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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