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구성을 앞두고 각 당 내에서 상임위원회 내정과 상임위 배정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각 당 지도부는 조정이 힘들자 10일로 예정했던 상임위 구성 본회의를 11일로 연기했다.≫▼건교委 9명정원에 40여명 신청▼
한나라당은 9일 밤까지 상임위 배정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길 거듭했다. 중진들의 위원장 감투경쟁은 물론 인기상임위에 가려는 초ㆍ재선들의 물밑 줄대기도 극에 달했다.
총무단은 당초 지역균분, 전반기 비인기 상임위소속 배려 등의 원칙을 마련, 3분의 2이상을 교체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의원들의 로비 공세에 흔들렸다. 이규택(李揆澤) 총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자정이 넘도록 경선과정에서 빚을 진 의원들의 '선처' 압력에 몸살을 앓았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상임위는 '물 좋다'는 건교위. 9명 정원에 전체의원의 3분의 1이 넘는 40여명이 신청했다. 두 번째는 정무위로 10명 정원에 20명 가까이 지원했다. 반면 과기정통위, 교육위 등은 정원도 채우지 못했다.
건교위원장은 TK출신 3선인 윤영탁(尹榮卓) 신영국(申榮國) 의원이 막판까지 경합했다. 둘 가운데 한 사람은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통외통위원장은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격이 맞지 않다"고 사양함에 따라 곧 있을 당직 개편 때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진 이강두(李康斗) 의원에게 돌아갔다.
통외통위원장을 원했던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그 동안 당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를 비난해온 전력을 감안, 배제해야 한다는 기류가 적지않았으나 진통 끝에 정무위원장으로 가닥이 잡혔다. 교육위원장은 당초 재선 의원들이 거명되다 국회부의장을 원했던 서정화(徐廷和) 의원 차지가 됐다.
법사위원장엔 법무장관을 지낸 재선의 김기춘(金淇春) 의원이 유력했으나 자민련에서 입당한 3선의 함석재(咸錫宰) 의원이 막판에 부상, 혼전을 벌였다. 함 의원은 이 총무의 리스트엔 없었으나 같은 자민련 출신인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이 적극 지원하면서 급부상했다. 재경, 과기정통, 여성위는 나오연(羅午淵) 김형오(金炯旿) 이연숙(李~淑) 위원장의 유임으로 확정됐다.
▼鄭총무, 추천·배정권 첫행사 주목▼
민주당은 새 당헌에 따라 정균환(鄭均桓) 총무 최고위원이 상임위원장 추천권과 상임위원 배정 권한을 처음으로 행사한다. 민주당은 10일 오전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총무가 마련한 안을 심의, 최종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고위원들과 상임위원장 후보들은 9일 정 총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당직이나 국회ㆍ정부직 중 하나를 이미 지낸 후보들은 '전문성'을 인선의 제1원칙으로 주장한 반면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던 의원들은 '기회 균등'을 외쳤다.
비주류측에선 "주류측이 대표 경선과정에 공을 세운 재선 의원을 상임위원장에 앉히려 한다"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권파측은 "우리는 상임위원장 후보로 어느 누구의 이름도 말해본 적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당 안팎에서는 정균환(운영) 이윤수(李允洙ㆍ환경노동) 김덕규(金德圭ㆍ정보) 위원장의 유임과 함께 이해찬(李海瓚ㆍ문화) 김옥두(金玉斗ㆍ행자) 김원길(金元吉ㆍ예결) 장영달(張永達ㆍ국방) 의원의 발탁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여기에 장재식(張在植ㆍ산자), 조성준(趙誠俊) 의원이 각각 비주류와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상임위 배정을 놓고선 '노른자 상임위 쏠림'현상이 이번에도 재연돼 건설교통, 산업자원위에 정원을 넘어선 숫자의 의원이 몰렸다. 반대로 환경노동, 보건복지, 법사, 농림해양수산 등 '비인기 상임위'는 정원 미달사태를 빚어 당직자와 대선기획단 보직 의원들이 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외교통상위에 한화갑(韓和甲) 대표, 정대철 박상천 문희상 추미애 최고위원과 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 등 거물급이 대거 몰린 점도 특징 중 하나. 지도부 중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건교,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문화관광위를 각각 희망했다.
▼상임委長 2석 서로 눈독▼
자민련은 배정된 상임위원 수에 비해 의원수(14석)가 적은 데다 이완구(李完九) 원철희(元喆喜) 의원이 지원한 농해수위, 이재선(李在善) 조희욱(曺喜旭) 의원이 신청한 산자위를 빼곤 겹치는 상임위가 없어 다툼이 덜 한편.
전반기 때 과기정통위였던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통외통위 또는 국방위에 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부영(趙富英ㆍ교육) 김학원(金學元ㆍ법사) 안대륜(安大崙ㆍ정무) 정진석(鄭鎭碩ㆍ문광) 의원 등은 전반기와 같은 상임위를 희망하고 있다.
오장섭(吳長燮) 의원이 보건복지위를, 이양희(李良熙) 의원이 건교위를, 정우택(鄭宇澤) 의원이 행자위를 각각 신청했다. 자민련 몫인 농해수위원장과 윤리특위원등 2곳은 자리다툼이 치열한데 이양희 이완구 정우택 이재선의원 등 재선4인방이 동시에 거론된다. 특히 농해수위원장엔 초선이지만 농협중앙회장 출신인 원철희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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